문지기가 몸은 날렸다만…. 멕시코 골잡이 오마르 브라보가 12일(한국시각) D조 이란과의 경기에서 결승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뉘른베르크/AFP 연합
2골 브라보 선봉 이란에 3-1 승…4강 진출 한푼다
“이번이야말로 기대해도 좋다.”
북중미의 축구 강호 멕시코. 공차기에 관한 한 만만찮은 나라이지만, 유독 월드컵 본선에서는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멕시코는 이번이 13번째 본선 진출로 32개 본선 진출국 가운데 브라질(18회), 독일(16회), 이탈리아(16회), 아르헨티나(14회)에 이어 5번째로 많다. 그러나 네 나라는 우승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멕시코와 질을 달리 한다. 멕시코가 거둔 본선 최고 성적은 자국에서 열린 1970년과 86년 대회 때의 8강 진출이 전부다.
이런 멕시코가 신발끈을 고쳐 맸다. 12일 새벽(한국시각) 열린 D조 조별리그 이란과의 첫 판을 화끈한 승리로 수놓으며 사상 첫 4강 진출을 향해 청신호를 켠 것이다. 주인공은 선제골과 결승골을 잇달아 꽂아 넣으며 팀 승리를 이끈 오마르 브라보(26·과달라하라). 브라보는 이날 전반 28분 아크 오른쪽에서 올라온 자유차기 공을 기예르모 프랑코가 방향만 바꿔 떨궈주자 골대 왼쪽에서 오른발로 살짝 밀어 넣어 첫 골을 성공시켰다. 브라보는 전반 동안 이란의 메디 마다바키아의 동점골로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간 뒤 후반 31분 상대 수비수의 실책을 틈타 시나가 밀어준 공을 가볍게 차 넣어 불운한 조국에 승리를 안겼다. 멕시코는 3분 뒤 결승골 도우미 시나가 쐐기골을 성공시키며 승자의 기쁨을 만끽했다.
리카르도 라볼페 멕시코 감독은 경기 뒤 “후반전에서 우리가 보여준 단단한 수비와 균형잡힌 포메이션만 유지할 수 있다면 우리는 16상 이상까지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며 만족스런 소감을 내놨다.
이란은 아시아 최고의 공격수 알리 다에이와 미드필더 알리 카리미 등을 선발 투입하며 멕시코의 숨통을 조여왔으나 골 결정력이 부족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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