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 피스터 토고 감독의 전격적인 사퇴 배경을 놓고 토고축구협회와 선수들 사이의 출전수당 갈등이 크게 떠오르면서 “월드컵은 역시 스포츠 그 자체보다는 돈잔치”라는 인식이 커져 가고 있다.
월드컵은 세계최대의 경기단체연맹인 국제축구연맹(피파) 수입의 90%를 차지할 정도로 엄청난 돈을 끌어모은다. 이에 따라 본선에 출전한 32개국에 주어지는 수당과 상금규모도 상상을 뛰어넘는다.
2006 독일월드컵의 우승 상금은 무려 185억여원. 역시 돈에 관한 한 화끈하기로 유명한 유럽축구연맹(UEFA)챔피언스리그 우승상금(90억여원)의 2배를 가볍게 넘어선다. 우승 팀은 각 단계별 상금을 포함해 모두 570여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챙긴 채 고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4강 진출 상금은 160억여원, 8강과 16강 진출 상금도 110억여원, 63억여원에 이른다. 이기든 지든 조별리그 3경기를 치르기만 해도 피파에서 44억여원을 지급하기 때문에 본선진출 32개국에 이미 송금해준 7억4천만여원까지 포함하면 본선에 나가기만 해도 50억여원을 벌어들이는 셈이다.
여기에 좋은 성적을 유도하기 위해 각국에서 내놓은 별도의 포상금까지 감안하면 두 눈이 휘둥그레진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모두 113억여원을 우승시 상금으로 내놓았고, 대한축구협회도 1인당 5억여원을 목표로 내걸었다. 아파트 1채 값이다.
심판이 1경기에 나서 90분 동안 뛰고 받는 수당도 웬만한 중견회사 간부의 연봉에 맞먹는 3800여만원에 달한다는 대목에서는 할말을 잃게 만든다. 피파에서는 승부조작을 막기 위해 2002년에 비해 심판수당을 2배로 올렸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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