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연이 지난 5일 대한축구협회의 비대면 인터뷰를 통해 8일 중국전 출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여자축구가 올림픽 첫 본선 진출이라는 ‘역사 만들기’에 나선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 대표팀은 8일(오후 4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중국과 도쿄올림픽 여자축구 최종예선 플레이오프(PO) 1차전을 치른다. 2차전은 13일 중국 쑤저우에서 열린다. 한국은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여자축구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지금까지 올림픽 본선에 진출한 적이 없다. 여자 월드컵은 2003년, 2015년, 2019년 세 차례 진출했지만, 유독 올림픽과는 인연이 없었다.
중국과의 경기에 지소연(첼시)과 이금민(브라이턴), 조소현(토트넘) 등 ‘유럽파 3인방’이 모두 출전한다. 지소연은 한국 여자축구의 대들보다. 그는 지난달 중순 2020~2021 잉글랜드 위민스 컨티넨털컵(리그컵) 우승으로 첼시 입단 이후 9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또 유럽축구연맹(UEFA) 여자 챔피언스리그 볼프스부르크(독일)와 8강 2차전에서 도움을 기록해 팀의 4강 진출을 이끌었다. 지난달 24일 스포츠 전문매체 <이에스피엔>(ESPN)은 ‘여자 축구선수 톱50’ 랭킹을 처음 발표하면서 지소연을 18위에 올려놨다.
이금민이 7일 대한축구협회의 비대면 인터뷰를 통해 중국전 각오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지소연은 그동안 올림픽 예선에서는 쓴맛만 봤다. 2008 베이징올림픽, 2012 런던올림픽, 2016 리우올림픽 예선에 나섰지만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 2일 대표팀에 합류한 지소연은 7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이번 경기를 위해 1년을 준비했다. 선수들 모두 올림픽 본선에 가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지난해 2월 올림픽 예선 조별리그 당시 2경기에서 3골을 넣으며 한국이 조 1위로 PO에 진출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국내파도 베테랑들이 합류했다. 백전노장 김정미와 캡틴 김혜리(이상 현대제철)가 대표적이다. 15년 동안 대표팀 골문을 지킨 김정미는 두 차례 월드컵 본선에 나섰지만 올림픽 본선 무대는 밟지 못했다. 주장 김혜리도 2012년과 2016년 올림픽 예선에서 좌절을 맛봤다. 그래서 더욱 이번 올림픽 본선 진출이 간절하다. 김혜리는 “개인적으로 올림픽 본선 세 번째 도전인데 이번에는 꼭 가고 싶다”고 말했다.
벨 감독은 “팀의 중심은 국내파 선수들”이라며 ‘베테랑’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해외파 선수들이 1년여 만에 팀에 소집됐지만 잘 융합되고 있다. 우리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들을 모두 쏟아부어서 반드시 올림픽 본선에 진출하고 싶다. 우리는 역사를 만들고 싶다”고 출사표를 밝혔다.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이민아가 7일 대한축구협회의 비대면 인터뷰를 통해 중국전 출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