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이 25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 닛산스타디움에서 열린 80번째 한일전에서 코너킥을 하고 있다. 요코하마/연합뉴스
벤투호가 축구 한일전에서 졸전 끝에 졌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5일 일본 요코하마 닛산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0-3으로 졌다.
‘2군’에 가까운 팀이라지만 벤투호는 한일전을 치를 준비가 전혀 돼있지 않았다. 공격과 수비에 여기저기 구멍이 뚫려 있었다. 패스는 매끄럽지 못했고, 선수들의 움직임은 굼떴다. 정교하게 맞물려야 할 세트피스는 무디기만 했다. 벤투 감독의 전술도 이상했다. 주로 2선에서 공격수에게 볼을 공급하는 역할을 했던 이강인이 전반에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다. 이강인은 전반 내내 일본 수비수들 사이에서 고립돼 있었다. 좌우에 나상호(서울)와 이동준(울산)을 배치하고, 공격형 미드필더로 남태희(알사드)를 내세운 4-2-3-1 전술을 가동했지만, 슈팅다운 슈팅을 단 1개도 기록하지 못할 정도로 무기력했다.
중원에 포진한 정우영(알사드)과 원두재(울산)는 일본의 유럽파 미드필더들에게 밀렸다. 홍철(울산), 김영권(감바 오사카), 박지수(수원FC)의 수비진도 가마다 다이치와 미나미노 다쿠미가 이끄는 일본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지 못해 골키퍼 조현우(울산)를 바쁘게 만들었다.
일본은 8명의 유럽파 선수들을 앞세워 한국을 공략했다. 일본은 전반 16분 만에 한국 수비진의 실수를 잘 활용해 선제골을 넣었다. 김영권이 일본의 패스를 차단한 뒤 나상호와 볼처리를 서로 미루자 일본의 오사코 유야가 재빨리 오른발 뒤꿈치로 패스한 뒤 야미네 미키가 쇄도하며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한국의 골 그물을 흔들었다.
한국은 전반 27분에도 실수로 추가골을 내줬다. 이강인이 일본 진영에서 볼을 빼앗긴 뒤 한국 진영으로 넘어올 때까지 수비에서 효과적으로 끊지 못했다. 일본은 한국 진영으로 재빠르게 넘어온 뒤 가마다 다이치가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강한 오른발 슛으로 골을 넣었다.
한국은 전반 38분 나상호가 페널티 지역 오른쪽으로 침투해 오른발 슛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훌쩍 벗어났다. 킥오프 38분 만에 기록한 벤투호의 첫 슈팅이었다. 후반에 선수들을 대거 교체한 한국은 초반에 잠깐 흐름을 타는 듯했지만, 후반 35분 코너킥 상황에서 일본에 쐐기골을 얻어맞았다.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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