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이 22일 일본 요코하마의 한 훈련장에서 가볍게 뛰고 있다. 요코하마/연합뉴스
코로나19 펜데믹 속에 치러지는 축구 국가대표팀 한일전은 ‘벤투호’의 플랜B 시험대다. 코로나 방역과 부상 등으로 국외파 핵심 전력이 대거 이탈했기 때문에 파울루 벤투 감독은 사실상 ‘2군’ 선수들로 최상의 결과를 도출해내야 한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25일 오후 7시20분 일본 요코하마 닛산 스타디움에서 일본 대표팀과 통산 80번째 한일전에 나선다. 한국은 지난 79차례 맞대결에서 42승23무14패로 앞서 있다. 최근 대결에서는 3경기 연속 무패(2승 1무)를 기록 중이다. 한일전은 애초 3월에 예정됐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일정이 코로나19 때문에 6월로 옮겨지면서 일본축구협회의 제안에 따라 성사됐다. 3월 A매치 기간을 훈련 기회로 활용하자는 취지다.
플랜B의 중심엔 이강인(발렌시아)이 있다. 이강인은 황인범(루빈 카잔)과 윤빛가람(울산 현대), 주세종(감바 오사카)이 빠진 탓에 빈약해진 벤투호의 중원을 책임져야 한다.
이강인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무대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한국 축구의 차세대 스타다. 투톱 스트라이커와 공격형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이강인은 탈압박과 패스 능력이 일품이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득점은 없지만 4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이강인은 지난달 22일 셀타 비고 전에서 정확한 패스로 결승골을 도왔다. 당시 이강인의 패스 정확도는 86.8%였다.
벤투 감독은 이강인과 함께 정우영(알사드)을 중원에 배치할 것으로 보인다. 최전방에는 이정협(경남)과 나상호(서울)를, 좌우 날개에는 스피드가 뛰어난 김인성과 이동준(이상 울산)을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K리그1 무대에서 6경기를 치르는 동안 김인성은 3골, 이동준은 2골1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중앙 수비는 원두재(울산)와 김영권(감바 오사카)이 맡고, 좌우 풀백은 경험이 많은 박주호(수원FC)와 김태환(울산)이 예상된다. 골키퍼는 조현우(울산)가 나설 것으로 보인다.
벤투호의 또 다른 시험대는 일본의 코로나19 상황이다. 일본 수도권에 발령됐던 코로나19 긴급사태가 22일 0시부터 해제됐다. 이에 따라 한일전에는 관중 입장 인원이 종전 5천명에서 1만명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일본의 코로나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일본 전역에서 새로 확인된 코로나19 확진자는 1119명이었다. 일본은 지난 16일부터 확진자가 엿새 연속 1000명대를 기록했다. 벤투호는 이미 지난해 11월 오스트리아 원정에서 상당수가 코로나19에 감염됐었다. 이번에도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6월부터 시작될 월드컵 예선에 큰 차질이 불가피하다.
대표팀은 26일 오후 귀국 후 곧바로 파주NFC로 이동해 내달 2일까지 코호트 격리를 하면서 훈련을 이어간다.
이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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