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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축구·해외리그

왼발로 박찬 ‘골의 새벽’

등록 2005-12-21 18:30수정 2005-12-21 18:36

박지성 25경기만에 ‘첫맛’…칼링컵 4강 진출 퍼거슨 감독 “대단한 골”
터졌다. 드디어 터졌다. 통쾌하고 시원하게 터졌다.

100여일 새벽 잠을 참으며 애타게 기다리던 골이었다. 한국인 최초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 박지성(24·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멋진 데뷔골을 터뜨린 뒤 공중에 솟구쳐 힘찬 ‘어퍼컷 세리머니’를 했다. 프리미어리그 진출 133일 만에, 공식경기 출전 25경기 만에 힘겹게 터진, 값진 골이었다. 그러나 무대는 프리미어리그가 아닌, 칼링컵대회였다.

21일 오전 6시께(한국시각) 버밍엄 세인트 앤드루스에서 열린 2005~2006 칼링컵 맨유와 버밍엄 시티의 8강전. 박지성은 후반 5분께 팀이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대포알 같은 왼발슛으로 골을 성공시키며 팀의 3-1 승리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박지성이 맨유 유니폼을 입고 공식무대서 골맛을 본 것은, 지난 8월10일 2005~2006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예선 3라운드 데브레첸VSC(헝가리)와의 안방 1차전 출전 이후 처음이다. 7월26일 맨유의 아시아 투어 2차전 베이징 셴다이(현대)와의 친선경기에서 첫골을 터뜨리기는 했지만 공식경기 득점은 아니었다. 그동안 박지성은 프리미어리그 17경기, 챔피언스리그 6경기, 칼링컵 1경기 등 모두 24번의 공식경기에서 도움 4개를 기록했을 뿐이다.

팀에서 수문장을 제외하고 골을 기록하지 못한 선수는 자신밖에 없다는 ‘절박감’ 탓인지 이날 박지성은 처음부터 틈나는 대로 슛을 시도했다. 그러나 번번이 빗나갔다. 후반 1분 프랑스 출신 골잡이 루이 사하가 뽑은 맨유의 첫골도 박지성의 발에서 비롯됐다. 박지성의 절묘한 패스를 받은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가 질풍처럼 오른쪽으로 파고들다 골문 중앙으로 찔러준 공을 사하가 발로 가볍게 밀어넣은 것이다.

다음은 박지성 차례였다. 4분 뒤 수비수가 길게 차 준 공을 박지성은 백헤딩으로 아크 오른쪽 부근에 있던 사하에게 밀어줬다. 사하가 치고 들어가려 했으나 수비수 발맞고 옆으로 흘렀다. 순간, 치타처럼 문전쇄도하던 박지성은 두명의 수비수가 달려들기도 전에 왼발슛을 작렬시켰다. 왼발 인프런트로 강하게 찍은 공은 직선에 가까운 궤적을 그리며 골문 오른쪽 상단 그물을 찢어놓을 듯 흔들었다.

박지성은 맨유의 원정 응원단이 있는 반대편 스탠드로 뛰어가며 양팔을 흔들어대다가 힘차게 뛰어올라 오른팔을 허공에 내질렀다. 챔피언스리그 16강 탈락으로 침울했던 앨릭스 퍼거슨 감독은 환하게 웃으며 박지성의 첫골을 축하해줬다. 사하는 후반 18분 추가골을 터뜨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퍼거슨 감독은 경기 뒤 “박지성은 올 시즌 많은 경기에서 골과 비슷한 상황을 만들어냈으며, 그의 오늘 골은 대단했다”며 “골을 넣을 만한 선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길우 선임기자 nih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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