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의 중앙수비수 김민재(가운데)가 19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나드 알 셰바(NAS)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열린 축구대표팀 훈련에서 밝게 웃으며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왓퍼드냐, 베이징 궈안이냐?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C조 조별리그에서 헤딩슛으로 2골을 폭발시키는 등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중앙수비수 김민재(23·전북 현대)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이번 대회 출전 중 전격적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왓퍼드로부터 입단 제의를 받았기 때문이다.
전북 현대 백승권 단장은 최근 나온 김민재 왓퍼드 영입설과 관련해 지난 19일 “최근 왓퍼드가 김민재를 영입하고 싶다고 제의했다. 임대가 아닌 완전이적 조건”이라고 언론에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는 “구체적으로 이적 조건에 관해선 공개할 수 없다.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선수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겠다”고 했다.
김민재(가운데)가 지난 16일 열린 중국과의 2019 아시안컵 C조 3차전에서 후반 6분 손흥민의 코너킥을 헤딩골로 연결시키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김민재는 벤투호에서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과 함께 주전 중앙수비를 책임지고 있다. 1m90, 88㎏의 보기 드문 대형 수비수로서 공중볼 경합과 일대일 커버능력이 뛰어나고, 세트피스 상황에서는 공격에 가담해 돌고래처럼 솟아오르는 점프력으로 골까지 만들어낸다. 이 점이 왓퍼드 스카우트의 마음을 흔들었고, 아시안컵이 진행중인 가운데 이적 협상이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재는 지난 2018 시즌 뒤 중국 슈퍼리그 베이징 궈안으로부터 입단 제의를 받았으며 현재 자신의 도장만 찍으면 되는 상황이다. 계약조건도 한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큰 액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뛰고 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쪽에서 러브콜을 보내 깊은 고민을 해야 하는 처지다.
백승권 단장은 “유럽 축구리그는 선수들이 꿈꾸는 곳이다. 그런 점을 우리 구단은 고려하고 있다. 다만 베이징 구단과 이적 협상이 거의 마무리됐다는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 왓퍼드는 2014~2015 시즌 2부 리그(챔피언십) 2위를 차지하며 8년 만에 1부 리그에 복귀한 팀으로, 2018~2019 시즌엔 현재 9승6무8패(승점 33)를 기록해 20개 팀 중 7위를 달리고 있다. 스페인 출신 하비 그라시아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 FC서울 박주영이 2014년 임대선수로 뛴 경험이 있는 팀이다.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등 영국 소속 리그에서 뛰기 위해선 ‘워크 퍼밋’(취업허가서)이 필요하다. 영국 정부는 선수가 속한 국가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50위 이내여야 워크 퍼밋을 발부하는데 한국은 53위다. 백 단장은 이에 대해 “풀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힘들지만 관련 조항이 있어 김민재는 왓퍼드에 입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부다비/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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