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의 황의조가 7일 오후(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알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C조 필리핀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후반 22분 결승골을 터뜨리고 있다. 두바이/연합뉴스
역시 해결사 황의조(감바 오사카)가 해냈다.
파울루 벤투(50)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7일(현지시각) 오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알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C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필리핀의 밀집수비에 막혀 어려운 경기를 펼쳤으나 후반 22분 터진 황의조의 천금 같은 골로 1-0으로 승리하며 승점 3점을 챙겼다.
앞서 열린 같은 조 경기에서 중국은 아시안컵 무대 데뷔전을 펼친 키르기스스탄에 2-1 역전승을 거두고 1승을 올렸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3위인 한국은 이날 116위인 필리핀을 맞아 전반전에 공 점유율 71% 대 29%로 앞서는 등 경기를 지배했으나 골 마무리를 못해 애를 태워야 했다.
황의조의 첫골이 터지자 한국 선수들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두바이/연합뉴스
전반 40분과 41분 골지역 중앙에서 두차례 결정적인 슈팅을 터뜨렸으나 골키퍼에게 막힌 황의조는 후반 들어 호시탐탐 골문을 노리다 22분께 황희찬이 페널티구역 오른쪽을 파고들며 골지역 중앙으로 공을 넣어주자 기다렸다는 듯 오른발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득점왕(9골)에 오르며 한국팀의 대회 2연패에 견인차가 됐던 황의조는 어려울 때 자신의 진가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
경기 뒤 황의조는 방송 인터뷰에서 “상대가 5백으로 수비적으로 나와 전반에는 힘든 경기였지만, 후반 체력이 떨어지면서 공간이 많이 나와 수월해진 것 같다. 이제 시작이니까, 잘 준비해서 다음 경기도 좋은 결과를 얻겠다”고 밝혔다.
황의조가 필리핀 선수를 상대로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벤투 감독은 이날 황의조를 원톱으로 내세우는 등 4-2-3-1 포메이션으로 필리핀과 맞섰다. 황희찬(함부르크)-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재성(홀슈타인킬)이 공격 2선에 섰고, 기성용(뉴캐슬)과 정우영(알사드)이 더블 볼란치로 나섰다.
포백은 왼쪽부터 김진수(전북 현대)-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김민재-이용(이상 전북 현대)이 섰고, 골키퍼 장갑은 김승규(빗셀 고베)가 꼈다.
벤투 감독은 이날 경기가 풀리지 않자 후반 19분 구자철을 빼고 이청용(보훔)을 투입했는데, 3분 뒤 이청용이 황희찬한테 절묘한 패스를 해줬고 그것이 황의조 골의 시발점이 됐다. 앞서 후반 13분에는 기성용을 벤치로 불러들이고 황인범(대전 시티즌)을 투입했다.
1956년 1회 대회와 1960년 2회 대회 우승 이후 59년 만에 통산 3번째 우승을 노리는 한국은 첫판을 승리로 장식하며 고비를 넘겼다.
한국은 필리핀과 역대 A매치에서 8전 전승을 거뒀다. 지난해 8월 한국팀 지휘봉을 잡은 벤투 감독은 A매치에서 4승4무를 기록했다. 스웨덴 출신의 스벤 예란 에릭손 감독이 지휘한 필리핀은 아시안컵 본선 무대를 처음 밟았으나 한국한테 쓴잔을 마셨다.
한국팀은 12일(새벽 1시, 한국시각) 키르기스스탄과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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