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후반 10분 해리 케인이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문전으로 공을 찔러준 순간, 손흥민은 수비보다 한발 빠르게 문전 쇄도하며 오른발을 공에 갖다대 골을 만들어냈다. 전반 3분과 31분께 두차례 결정적인 슈팅이 골대에 맞거나, 골키퍼 손에 걸려 아쉬워해야 했던 손흥민은 골세리머니를 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유럽무대 통산 100골째. 손흥민으로서는 너무나 의미있고 값진 골이었다.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26)이 유럽 프로축구 무대 진출 이후 개인통산 100호골을 기록하며 한국 축구사에 새로운 족적을 남겼다. 5일 밤(현지시각)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샘프턴과의 2018~2019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5라운드 홈경기에서다. 한국 선수가 유럽 빅리그에서 100골을 넣은 건 독일 분데스리가서만 121골을 기록한 차범근 이후 역대 두번째다.

토트넘은 해리 케인(전반 9분), 루카스 모우라(후반 6분)의 골에다 손흥민의 추가골까지 터지며 3-1 승리를 거두고 11승4패 승점 33으로 맨체스터 시티(13승2무 승점 41), 리버풀(12승3무 승점 39)에 이어 리그 3위로 올라섰다.

손흥민으로선 지난달 24일 첼시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3라운드(토트넘 3-1 승리) 이후 나온 이번 시즌 4호골. 정규리그에서는 2번째 골이다. 손흥민은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에서 뛰던 2010년 10월 쾰른을 상대로 유럽무대 첫골을 기록했다. 함부르크에서 20골, 레버쿠젠에서 29골을 뽑아냈고, 토트넘에서는 이번이 51번째골이다.

손흥민은 이날 선발 출전했으며, 전반 3분 키어런 트리피어가 머리로 벌칙구역 오른쪽으로 내준 공을 받아 오른발슛을 했으나 아쉽게 골대를 맞고 튀어나왔다. 전반 31분엔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하프라인에서 길게 넘겨준 공을 받아 수비를 제치고 아크부근 왼쪽에서 오른발슛으로 골문을 노렸지만 상대 골키퍼의 펀칭에 막히고 말았다.

손흥민은 이날 전·후반 90분을 모두 소화했는데, 축구 통계 전문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그에게 평점 7.7을 줬다. 1골 1도움을 기록한 케인(8.2점)과 케인의 선제골을 도운 에릭센(7.9점)에 이어 팀내 세번째로 높은 평점이다. 영국 축구전문사이트 ‘풋볼 런던’(www.football.london)은 “사우샘프턴 선수들이 경기 동안 손흥민을 막느라 애를 먹었다”는 평가와 함께 평점 8을 줬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