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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축구·해외리그

‘맨땅에 헤딩’ 이만큼 왔어요

등록 2005-12-06 18:29수정 2005-12-07 14:58

‘꼴찌’를 1년 만에 준우승팀으로 만드는 ‘마법’을 연출한 장외룡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 김정효 기자 <A href="mailto:hyopd@hani.co.kr"><font color="#FFFFFF">hyopd@hani.co.kr</font></A>
‘꼴찌’를 1년 만에 준우승팀으로 만드는 ‘마법’을 연출한 장외룡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만나 봅시다
장외룡 프로축구 인천 감독

선수 꿈꾼 ‘땅꼬마’ 시절부터 지금까지
한번 목표 세우면 끝내 이루는 악바리

코흘리개 시절(불광초등)부터 축구가 좋았다. 선수가 되기엔 키가 작았다. 부모도 반대했다. 키가 작아도 축구를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마침내 학교(경성중) 축구부 감독이 허락했다. 중2 때 ‘간신히’ 선수가 돼, 키 작은 공격수로 이름을 날렸다. 특기생으로 들어간 고교(경성고)시절엔 득점상을 받기도 했다.

대학(연세대)에 스카우트됐다. 마침 왼쪽 풀백을 보던 4학년 선배가 졸업했다. 1학년부터 주전이 되고 싶었던 그는 밤 늦게까지 혼자 왼발킥을 연습했다. 시멘트 벽을 향해 하룻밤에 200개씩의 왼발킥을 질러댔다. 그래서 공격수가 아닌 수비수로서 1학년 때부터 주전이 됐다.

대학 1학년 때 청소년 국가대표, 대학 3학년 때부터 국가대표가 됐다. 졸업 후 프로팀(대우)에 들어가서는 팀을 우승시키며 3년 연속 베스트11에 뽑혔다. 그러나 이리저리 운이 나빠 월드컵에 뛰지 못했다.

멋진 지도자가 되고 싶었다. 일본에 유학 갔다. 이를 악물고 일본어와 축구 공부를 했다. 결국 일본 최고지도자 자격증(S급)을 땄다. 외국인으로는 지금까지 2명뿐이다. 그리고 일본 유소년들을 지도하다가, 일본프로구단을 지도하는 첫번째 한국인이 됐다.

시민구단 인천 유나이티드가 불렀다. 귀국해 꼴찌하던 팀을 올해 1년 만에 전·후기리그 통합 우승팀으로 만들었다. 장외룡(46) 감독은 목표를 분명히 세우고 그것을 관철해 나가는 ‘무서운 감독’이다. 어릴 때부터 그랬다.

인천은 전용구장은 물론 전용숙소도 없다. 숙소로 쓰는 시 공무원 연수원에 공무원들이 연수를 들어와 방이 모자라면 짐을 싸고 나와야 한다. 프로팀 가운데는 유일하게 전용 구장없어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연습했다. 비록 챔피언결정전에서 골득실차로 준우승을 했지만 지난 시즌 ‘꼴찌’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데는 특별한 비결이 있을 것이다.

“새벽까지 혼자 10분짜리 비디오를 만들었습니다. 그 비디오엔 우리 팀이 진 이유, 상대팀이 이긴 이유, 각 선수들의 경기 모습이 압축돼 있습니다. 10분을 넘기면 효과가 없습니다.” 장 감독은 일본에서 가져 온 비디오 편집기계로 선수들에게 ’영상 트레이닝’을 시켰다. 선수들은 비디오물을 통해 자신이 변해가는 모습을 보곤 자신감을 갖기 시작했다.

올 시즌 들어오며 목표를 ‘플레이오프 진출’로 정했고, 누구도 예상치 못한 가운데 목표를 이뤄냈다. 선수 대부분 자신이 플레이오프 진출한 것이 처음이었다.

‘잡초’ 같은 선수들을 이끌고, 프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장 감독. 물론 내년 목표는 우승이다. 준우승에 눈물을 흘리던 선수들도 이제는 차분해졌다. 준우승 상금 1억5천만원의 보너스도 선수들은 처음 만져보는 ‘큰 돈’이다.

“개인적으로는 한국 월드컵대표팀 감독을 하고 싶습니다. 선수로 나가지 못한 무대입니다. 그리곤 65살까지 프로선수들을 지도하다가 은퇴해 어린 선수들을 지도하고 싶습니다.” 축구 지도자들은 반드시 유소년을 가르쳐 봐야 참된 지도자의 길을 갈 수 있다고 믿는 장 감독은 그래서, 선수생활을 끝내고 곧바로 그 팀의 지도자가 되는 현실에 비판적이다.

인천시민들이 보여준 응원과 지원에 감동하고 있다는 장 감독은 ‘정통 축구지도자’의 길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자긍심에 눈이 빛났다.

이길우 선임기자 nih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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