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이 21일(현지시각) 말라가와의 2016~2017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최종 38라운드에서 2-0으로 이겨 5년 만에 리그 정상에 다시 오른 뒤 지네딘 지단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다. 말라가/AP 연합뉴스
“우리는 38경기를 치렀고 정상에 올랐다. 오늘은 나의 프로 생활에서 가장 행복한 날이다.”
21일(현지시각) 말라가의 로살레다 경기장에서 열린 2016~2017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라리가) 시즌 최종 38라운드. 레알 마드리드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전반 2분)와 카림 벤제마(후반 10분)의 골로 말라가를 2-0으로 잡고 5년 만에 정상을 탈환한 뒤, 지난 1월 레알 지휘봉을 잡은 이후 처음으로 리그 우승 감격을 누린 지네딘 지단(45) 감독은 이렇게 말하며 감격스러워했다.
레알은 이날 승리로 29승6무3패, 승점 93을 기록해 1위를 지켰다. 같은 시각 FC바르셀로나(바르사)가 캄프누에서 리오넬 메시(2골), 루이스 수아레스(1골)의 활약으로 에이바르를 4-2로 눌렀지만 28승6무4패, 승점 90을 기록해 정상을 탈환하지는 못했다. 조제 모리뉴 감독 시절인 2011~2012 시즌 우승 이후, ‘숙적’ 바르사(2012~2013, 2014~2015, 2015~2016 등 3차례 우승)와 ‘지역 라이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2013~2014)에 밀려 2, 3위권에 머물렀던 레알이기에 감격은 더했다. 1902년 창단한 레알은 통산 33번째 우승으로 자신들이 보유한 리그 통산 최다우승 기록도 갈아치웠다.
2000년대 초반 레알에서 선수생활을 했던 지단 감독은 2015~2016 시즌 중인 지난해 1월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의 바통을 이어받아 레알 지휘봉을 잡았고, 5개월 만에 팀을 2015~2016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리그에서는 바르사에 불과 승점 1점이 뒤져 2위로 밀렸다. 그러나 이번 시즌 말끔히 설욕하며 스페인 최고 명문클럽으로서의 자존심을 세웠다.
지단 감독은 지난 4월23일 열린 바르사와의 시즌 두번째 엘 클라시코에서 2-3으로 패해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이후 6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다. 지단 감독은 “긴장의 연속이었다. 최근 세비야, 셀타 비고, 말라가를 (연이어) 잡은 것이 우승의 열쇠였다”고 말했다.
선수 시절 지단 감독은 프랑스대표팀에서 ‘아트 사커의 지휘자’로 팀을 1998 프랑스월드컵 우승으로 이끌었고, 유벤투스에서는 2차례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00년 초반 레알로 이적해서는 챔피언스리그 우승도 경험했다.
레알은 다음달 4일(새벽 3시45분·한국시각) 웨일스의 밀레니엄 경기장에서 유벤투스와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놓고 단판승부를 벌인다. 이기면 더블 달성이자 사상 첫 챔피언스리그 2년 연속 우승이다.
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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