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16일로 예정된 한국프로축구연맹 제11대 총재 선거에 축구해설가 신문선(59) 명지대 교수가 단독 출마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날로 4년 임기가 만료되는 권오갑 총재(현대중공업 부회장)가 “다른 K리그 구단주들이 맡아주면 좋겠다”고 독려하며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구두로 밝혔지만 모두들 외면했고, 결국 지난 2일 후보 등록 마감 결과 신 교수 홀로 입후보했다.

프로축구연맹 관계자에 따르면, 권 총재는 연간 5억원씩을 지원하며 한국실업축구연맹(내셔널리그) 회장을 하다가, 2013년 초 아무도 맡으려 하지 않는 프로축구연맹 총재를 떠맡아 타이틀 스폰서비 35억원을 포함해 연간 40억원가량을 내며 K리그를 이끌어왔다. 그가 총재가 될 때까지만 해도 대의원들의 추대로 뽑혔으나, 2014년 당시 김종 전 차관이 주도하는 문화체육관광부가 각 경기단체 회장은 선거로 뽑으라고 지침을 내리면서 이번부터는 선거를 치르게 됐다. 그러나 권 총재는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신문선 교수는 “재벌의 돌려막기식 스폰서 놀이는 끝났다”며 “실사구시 행정으로 K리그 위기를 돌파하고 타이틀 스폰서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공약으로 대의원 설득 작업에 나섰다. 새 총재는 23명(K리그 구단 대표 21명, 대한축구협회 2명)으로 구성된 대의원총회에서 결정된다. 단독 입후보 때는 연맹 정관에 따라 후보자에 대한 찬반투표를 진행하는데, 재적 대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 대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결정된다는 게 연맹의 설명이다.

그런데 연맹이 총재 선출과 관련해 신 후보에게 매우 불리한 해석을 내리면서 신 후보 쪽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연맹은 신 후보가 찬반투표에서 떨어질 경우 ‘임원은 임기가 만료된 경우라도 후임자가 취임할 때까지는 그 직무를 계속하여야 한다’는 K리그 정관 ‘제17조 임원 임기’ 5항을 들어 권오갑 총재가 계속 연맹을 이끌게 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신 후보 쪽은 ‘총재가 사임하거나 궐위되었을 경우, 부총재가 직무를 대행하고, 부총재의 직무대행이 사유로 인해 불가능할 경우, 총회에서 직무대행자를 선출한다’는 정관 제16조 7항을 들어, 선거에 나서지 않은 권 총재가 이후 다시 연맹을 이끌어가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장달영 변호사는 “대의원총회에서 총재가 선출되지 못한 경우에는 현 총재의 임기 만료일 도달과 함께 총재 궐위 사유가 발생해 부총재 또는 총회에서 선임한 직무대행자가 직무대행하고, 현 총재 임기 만료일부터 60일 이내 총회를 개최해 다시 총재를 선출해야 한다”는 법리 해석을 내놨다.

프로축구연맹 고위 간부는 이에 대해 “총재한테 요구되는 자질이 (타이틀 스폰서비 등) 재정적인 것인데, 신 후보에게는 그런 것에 대해 명백한 것이 없다”며 곤혹스러워했다. 그는 “그런 공백을 막기 위해 임원 임기조항에 후임 총재가 취임할 때까지 해야 한다고 못박아 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