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널의 올리비에 지루(12번)가 1일(현지시각) 런던의 에미리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20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안방경기에서 크리스털 팰리스를 상대로 전반 17분 전갈킥으로 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런던/EPA 연합뉴스
축구 경기에서 골을 넣는 방법은 가지가지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의 전매특허인 무회전 프리킥, 승부차기 때 골대 중앙으로 겁 없이 차는 파넨카킥, 그리고 시저스킥 등…. 그런데 2016~2017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마법의 ‘전갈킥’(Scorpion kick)에 의한 골이 잇따라 터져 팬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측면에서 올라온 공이 자신의 몸 뒤쪽으로 빠지려는 순간, 감각적으로 발뒤꿈치 슛으로 골키퍼가 손쓸 틈도 없이 골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지난해 12월26일(현지시각)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헨리흐 므히타랸(아르메니아)이 선덜랜드와의 안방경기 후반 40분에 이 전갈골을 폭발시키며 올드 트래퍼드 팬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골잡이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오른쪽에서 문전 중앙으로 공을 띄워주자, 문전 쇄도하던 므히타랸은 오른발을 뒤로 뻗어 전갈킥을 날렸고, 공은 순식간에 네트에 꽂혔다. 맨유의 3-1 승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헨리흐 므히타랸이 지난해 12월26일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2016~20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선덜랜드와의 안방경기에서 오른발 전갈킥으로 골을 넣고 있다. 맨체스터/AFP 연합뉴스
그리고 6일 만에 이번에는 아스널의 프랑스 출신 골잡이 올리비에 지루가 왼발 전갈킥으로 골을 만들어내며 다시 영국 축구팬들을 흥분시켰다. 1일 런던의 에미리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안방경기에서다. 그는 전반 17분 알렉시스 산체스가 왼쪽 측면에서 올려준 공이 자신의 몸 뒤쪽으로 오자 동물적 감각으로 왼발 힐킥을 날렸고, 발을 떠난 공은 왼쪽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지루의 환상적인 골로 아스널은 2-0 승리를 거두고 12승4무3패, 승점 40으로 리그 3위로 올라섰다.
경기 뒤 전 아스널의 수비수 마틴 키언은 <비비시>(BBC) 라디오5에서 “믿기 어려운 마무리였다”고 놀라움을 표했고, 전설적 축구스타 게리 리네커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의심할 여지 없이 올해 최고의 골”이라고 극찬했다. 그러나 지루는 “최고의 골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약간 운이 따랐고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었다. 공이 내 뒤로 와서 뒷발로 그것을 차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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