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현지시각) 브라질 산타카타리나주 샤페코에서 열린 샤페코엔시 선수들의 장례식에서 가족들이 사망한 선수들 영정을 들고 들어오고 있다. 샤페코/AFP 연합뉴스
어이없는 비행기 추락 사고로 19명의 선수를 잃은 브라질 축구클럽 샤페코엔시에서 뛰고 싶다는 레전드 스타들이 줄을 잇고 있다.
과거 첼시에서 활약한 아이슬란드 출신 에이뒤르 그뷔드요흔센(38)은 5일(현지시각)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호나우지뉴와 함께 플레이하지 못한다 해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샤페코엔시에서 뛰고 싶다”고 밝혔다. 이제 마흔을 앞둔 노장이지만 그뷔드요흔센은 아이슬란드 국가대표팀에서 A매치 88경기를 뛰면서 26골을 터뜨린 공격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볼턴과 첼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바르셀로나 등에서 활약했으며, 현재는 인도 리그에서 마지막 불꽃을 사르고 있다.
샤페코엔시에서 뛰고 싶다고 밝힌 축구스타는 그뷔드요흔센 말고도, 삼바축구 스타 호나우지뉴(36), 아르헨티나 출신 세계 최고의 플레이메이커 후안 로만 리켈메(38)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선수들이 있다.
샤페코엔시 선수단은 지난달 29일 아틀레티코 나시오날(콜롬비아)과의 2016 코파 수다메리카나 결승 1차전을 치르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콜롬비아로 이동하는 도중, 착륙을 앞두고 비행기가 연료 부족으로 추락하는 바람에 22명의 선수 중 19명이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선수를 포함해 71명의 사람들이 사망했다. 생존자는 6명인데, 이 중 3명은 샤페코엔시 선수다.
브라질 남부 도시 샤페코의 홈경기장 아레나 콘다에서는 지난 4일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을 비롯한 브라질 정부 인사들과 구단 관계자, 팬, 시민 등 10만여명이 모인 가운데 추도식이 열렸다. 브라질 1부 리그 구단들은 샤페코엔시에 선수를 무료로 임대해줄 예정이며 3년 동안 강등에서도 제외할 것을 브라질축구협회에 요청했다.
한편 남미축구연맹(CONMEBOL)은 아틀레티코 나시오날이 저세상으로 떠난 샤페코엔시 선수들을 기리기 위해 우승을 양보함에 따라, 샤페코엔시가 우승트로피와 함께 상금 200만달러를 받게 됐다고 5일 밝혔다. 아틀레티코는 100만달러와 페어플레이상을 받게 됐다. 샤페코엔시의 이반 토조 부회장은 4일(현지시각) 기자회견에서 이에 대해 “정의”라고 묘사한 뒤 “샤페코엔시가 챔피언이라는 것을 확인했다”며 “그것은 아름다룬 헌사”라고 칭송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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