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축구협회(FA)컵 우승컵을 사이에 두고 서정원 삼성 감독(왼쪽)과 황선홍 FC서울 감독이 대결 자세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후의 승자는 누구일까?
3일(오후 1시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지는 2016 케이이비(KEB)하나은행 축구협회(FA)컵 결승 2차전을 앞두고, 황선홍(48) FC서울 감독과 서정원(46) 수원 삼성 감독이 서로 필승전략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결승 1차전에서는 수원 삼성이 홈에서 예상을 뒤엎고 2-1 승리를 거뒀다. 이 때문에 황선홍 감독이 다소 몰리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황 감독은 2차전이 홈에서 열리는 만큼 대역전 드라마로 K리그 클래식 우승에 이어 ‘더블’을 달성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하위 스플릿 탈락의 수모를 당한 뒤 간신히 7위로 체면을 세운 서정원 감독은 여세를 몰아 2차전까지 잡고 내년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만은 반드시 따겠다는 각오다.
그럼에도 상황은 일단 FC서울이 불리하다. 주전 골키퍼와 주전 공격수가 못 나오기 때문이다. ‘아데박 트리오’(아드리아노-데얀-박주영)의 한 축인 데얀이 경고누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게 무엇보다 뼈아프다. 게다가 핵심 공격형 미드필더인 주세종마저 왼 무릎을 다쳐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 골키퍼 유현도 1차전 뒤 비디오 분석 결과, 수원 삼성 선수의 얼굴을 가격한 것으로 드러나 징계를 받으면서 결승 2차전에 나설 수 없게 됐다. 무릎 통증으로 1차전 때 결장했던 박주영도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차포를 뗀 것이나 마찬가지인 황 감독의 시름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1차전에서 경고누적으로 결장했던 공격형 미드필더 다카하기가 복귀한 게 그나마 다행이다.
수원 삼성은 1차전 승리로 상승 분위기다. 올해 K리그 클래식에서 부진했기에 어렵게 올라온 축구협회컵만은 놓칠 수 없다며 배수의 진을 치고 있다. 부상자나 경고누적 선수가 없다는 것도 팀에는 큰 힘이다. 1차전에서 멋진 왼발 슛으로 결승골을 터뜨린 ‘캡틴’ 염기훈과 최근 폭발적 득점력을 과시하고 있는 조나탄에게 다시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서정원 감독은 2차전에서 스리백 전술로 수비부터 튼튼하게 한 뒤 염기훈과 조나탄의 한방 슛으로 승리를 거두는 전략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