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의 황선홍 감독(앞줄 오른쪽 다섯째)과 선수들이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K리그 클래식 최종 38라운드에서 전북 현대를 1-0으로 누르고 4년 만에 다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박주영(31)이 천금 같은 결승골로 ‘전주성’을 함락시키면서 FC서울이 4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너무나 짜릿한 역전 드라마였다.
6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2016 K리그 클래식 최종 38라운드에서 황선홍 감독의 FC서울은 후반 13분 터진 박주영의 골로 홈에서 우승 축배를 들려던 전북 현대를 1-0으로 물리쳤다. 이로써 FC서울은 21승7무10패 승점 70을 기록해, 전북(20승16무2패, 승점 67)을 승점 3점 차로 따돌리고 우승상금 5억원을 거머쥐었다. 통산 6번째 정규리그 우승이다. 이미 1985, 1990, 2000, 2010, 2012년 정상에 오른 바 있다.
‘봉동 이장’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전북 현대는 이날 최소한 비기기만 해도 다득점에서 FC서울에 앞서 3연패의 위업을 달성할 수 있었으나 아쉽게 분루를 삼켜야 했다. 전북은 올해 33경기 무패행진을 하는 등 5월 하순부터 리그 1위를 달렸는데 2013년 ㅊ스카우트의 심판 뒷돈 제공 사실이 드러나 승점 9점을 감점당한 게 뼈아팠다.
FC서울 박주영(오른쪽 둘째)이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2016 K리그 클래식 최종 38라운드 후반 13분 결승골을 넣은 뒤 유니폼 상의를 벗고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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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재 과시한 축구천재 박주영
이날 반드시 이겨야 우승할 수 있었던 FC서울의 황선홍 감독은 박주영과 아드리아노를 벤치에 앉히는 대신, 21살 신예 윤승원을 윤일록과 데얀과 함께 공격 최전방에 투입하는 등 4-3-3 전술로 승리를 이끌어냈다. 황 감독은 윤승원이 전반 30분 거친 태클로 경고를 받자 9분 뒤 박주영을 투입했고, 박주영은 후반 13분 윤일록의 멋진 스루패스를 받아 결승골을 만들어내며 영웅이 됐다. 윤일록이 하프라인 부근에서 치고 들어가며 수비 사이를 뚫고 오른쪽으로 찔러준 공을 받은 박주영은 페널티 지역 오른쪽으로 파고들며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국가대표 수문장 권순태가 지키는 골문을 갈랐다. 왼쪽 측면 공격을 맡은 윤일록은 이날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비며 전북을 괴롭혔다. FC서울은 축구협회(FA)컵 결승에도 올라 ‘더블’을 노릴 수 있게 됐다. 황선홍 감독은 시즌 중도에 지휘봉을 잡아 리그 우승을 견인해내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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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골문 열지 못한 ‘닥공’
최강희 감독은 이날 김신욱을 원톱, 레오나르도-김보경-이재성-로페즈를 중원에 배치하는 등 4-1-4-1 포메이션의 ‘닥공’으로 FC서울을 몰아붙였으나 끝내 골문을 열지 못했다. 그만큼 고광민-곽태휘-김남춘-고요한(김치우) 등이 버틴 FC서울의 수비는 철옹성 같았다. 최 감독은 이날 부진한 레오나르도를 빼고 후반 18분 이동국까지 투입했는데 경기를 반전시키지는 못했다. 전북은 후반 추가시간도 5분이나 주어져 막판 대공세를 펼쳤으나 허사였다. 올해 더블을 노리던 전북은 이제 이미 결승에 올라 있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하나만을 노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인천 유나이티드 선수들이 지난 5일 홈에서 수원FC를 1-0으로 잡고 강등 위기에서 탈출한 뒤 내년 시즌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인천 유나이티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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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FC 강등…성남FC는 11위로 강등 위기
수원FC는 전날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시즌 원정 최종전에서 0-1로 패하며 최하위를 기록해 한 시즌 만에 다시 2부 리그로 강등됐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10위로 한 단계 올라서면서 강등권에서 탈출했다. 성남FC는 포항 스틸러스와의 원정에서 0-1로 지면서 11위로 추락해 2부 리그의 강원FC와 홈 앤 어웨이로 플레이오프를 벌여 1부 리그 잔류 여부를 결정하게 됐다. 강원FC가 이기면 1부 리그로 올라간다.
광주FC의 정조국은 이날 수원 삼성과의 원정경기 후반 28분 골을 터뜨리며 시즌 20호 골을 기록해 FC서울의 아드리아노(17골)를 제치고 득점왕에 올랐다. 수원 삼성 염기훈(15도움)은 전북 현대의 이재성(11도움)을 따돌리고 도움왕을 차지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6일 전적전북 현대 0-1 FC서울, 전남 드래곤즈 1-1 울산 현대, 제주UTD 3-0 상주 상무
5일 전적인천UTD 1-0 수원FC, 포항 스틸러스 1-0 성남FC, 수원 삼성 1-1 광주F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