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시리아와의 2차전을 하루 앞둔 5일 오후(현지시각) 말레이시아 스름반 파로이 투안쿠 압둘 라흐만 스타디움에서 경기장을 둘러보고 있다. 스름반/연합뉴스
울리 슈틸리케(62) 감독의 한국 축구대표팀이 시리아를 잡고 2연승을 거둘 수 있을까?
한국 축구대표팀은 6일 밤 9시(한국시각) 말레이시아 스름반 파로이 투안쿠 압둘 라흐만 스타디움에서 중동의 복병 시리아와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2차전(JTBC, JTBC3 FOX 스포츠 생중계)을 치른다. 시리아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5위로 48위인 한국보다 낮다. 역대 전적에서도 한국이 3승2무1패로 앞서 있다. 그러나 기온이 습한 제3국에서 열리는 만큼, 방심은 금물이라는 지적이 많다. 특히 지난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1차전에서 중국에 3-0으로 앞서다 후반 집중력 저하로 2실점이나 한 만큼, 수비 실수를 줄이는 게 승부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슈틸리케 감독은 5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시리아는 중국보다 더 공격적인 팀이다. 더 치열한 공방이 펼쳐질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시리아는 월드컵 2차 예선 때 일본에 두 차례 패한 것 빼고는 6승을 거뒀다. 그러는 동안 득점도 많아서 절대 만만한 팀이 아니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이어 열린 기자회견에서 아이만 하킴 시리아 감독은 “우즈베키스탄과의 1차전(0-1 패배)과 마찬가지로 극단적인 수비축구는 하지 않고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팀은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중국전을 마치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로 복귀하고 대타로 황의조(성남FC)가 가세해 공격진 구성에 변화가 예상된다. 손흥민이 맡던 왼쪽 공격수 자리에는 이재성(전북 현대)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4-2-3-1 포메이션에서 원톱에는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좌우 측면에 이재성과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 지동원 아래쪽 중앙에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 주전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중국전에서 후반 중반 이후 이청용과 교체 투입됐던 이재성은 4일 현지 첫 훈련 뒤에 “경기에 나가고 싶은 마음이 크다. 준비는 항상 돼 있다. 그라운드에서 주어진 역할을 잘해내고 싶다”고 강한 출전 의지를 보였다. 그는 “공격수들이 더 직선적으로 움직여서 수비벽을 깨야 한다. 중국전을 치르며 최종예선 분위기를 파악했다”며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그러나 말레이시아의 고온다습한 기후, 동남아 특유의 ‘떡 잔디’(넓적하고 울퉁불퉁한 잔디)는 두 팀 모두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경기는 원래 시리아의 홈경기로 치러야 하는데 내전 등 자국 사정으로 우여곡절 끝에 아시아축구연맹(AFC) 본부가 있는 말레이시아로 장소가 변경됐다. 남은 4차례 홈경기도 말레이시아에서 열릴 가능성이 높은데, 자칫 시리아가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일부 경기는 포기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경기를 포기하면 상대팀은 3-0 몰수승을 거두게 된다. 이용수 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이 국내 취재진과 만나 “이번에 반드시 이겨서 승점 3을 확보해놔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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