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가브리에우 제주스(오른쪽)가 지난 2일(한국시각) 에콰도르의 키토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남미예선 풀리그 7차전에서 에콰도르 수비수의 저지 속에 드리블을 하고 있다. 키토/AFP 연합뉴스
위기에 빠진 삼바축구에 새 희망이 떴다. 2002 한일월드컵 때 브라질을 우승으로 이끈 호나우두의 등넘버 9번을 물려받은 19살 신예 가브리에우 제주스(맨체스터 시티)다. 그는 20살도 안 된 나이이지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강호 맨체스터 시티를 새롭게 이끌고 있는 페프 과르디올라(45) 감독으로부터 최근 스카우트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브라질은 지난 2일(한국시각) 에콰도르 키토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남미예선 풀리그 7차전에서 제주스의 신들린 듯한 활약을 앞세워 홈팀 에콰도르를 3-0으로 잡고 3승3무1패(승점 12)를 기록해 6위에서 5위로 뛰어올랐다. 남미예선은 10개 팀이 홈 앤드 어웨이 풀리그를 벌여 상위 4팀이 러시아월드컵 본선에 직행한다. 5위 팀은 본선 티켓 1장을 놓고 오세아니아 예선 2위 팀과 플레이오프를 벌여야 한다.
에콰도르는 브라질한테 쉽지 않은 상대였다. 브라질과의 경기 전까지 남미예선에서 4승1무1패로 2위를 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브라질은 23살 이하 선수들이 주류를 이룬 2016 리우올림픽 남자축구 결승전에서 독일과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이겨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남미예선에서는 6위에 처져 있었다.
중요한 승부에서 제주스가 삼바축구를 살려냈다. 브라질은 이날 후반 37분 네이마르(24·FC바르셀로나)의 페널티골로 앞서 나갔고, 후반 42분과 추가시간 2분 제주스가 연속 골을 폭발시키며 적지에서 기분 좋은 완승을 거뒀다. 제주스는 네이마르와 함께 브라질의 리우올림픽 금메달을 일궈낸 영웅이다. 그는 리우올림픽 때 조별리그부터 6경기에 출전해 3골을 넣었다. 브라질의 금메달 뒤 국제축구연맹(FIFA)은 누리집을 통해 제주스에 대해 “브라질은 이제 새로운 호나우두를 보유하게 됐다”며 그가 명백한 호나우두의 후계자라고 칭찬했다.
네이마르(왼쪽)와 가브리에우 제주스가 지난 2일(한국시각) 에콰도르와의 경기에서 골을 합작한 뒤 손을 잡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키토/AP 연합뉴스
앞서 맨시티는 지난달 4일 브라질 명문 파우메이라스에서 뛰는 제주스와 계약 기간 5년에 2700만파운드(401억원) 추산 이적료에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그의 영입을 위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비롯해 레알 마드리드, FC바르셀로나 등 유럽 명문클럽들이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제주스는 “세계 최고의 클럽 중 하나인 맨시티로 이적하게 돼 기쁘다. 뛰어난 동료와 페프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고 이적 소감을 밝힌 바 있다. 맨시티에는 아르헨티나 출신 스트라이커 세르히오 아궤로, 스페인의 놀리토와 다비드 실바 등 세계적인 공격수들이 많이 포진해 있다.
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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