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마커스 래시퍼드(오른쪽)가 27일(현지시각) 헐시티와의 2016~20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원정 3차전 후반 추가시간 2분 결승골을 터뜨리고 있다. 헐/로이터 연합뉴스
7위→4위→5위.
지난 3시즌 동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올린 성적표다. 2012~2013 시즌 우승 이후 급격한 추락의 길로 접어들며 ‘잉글랜드 축구의 자존심’이라는 명성이 구겨질 대로 구겨진 상황이었다. 오랫동안 맨유를 이끌어오던 명장 앨릭스 퍼거슨 감독이 2013년 은퇴한 이후 데이비드 모이스, 루이스 판할 등이 연이어 지휘봉을 잡았지만 둘 다 불명예 퇴진해야만 했다.
그러나 2016 리우올림픽이 한창 진행 중이던 지난 13일 개막된 2016~2017 시즌 맨유는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새롭게 사령탑으로 영입된 조제 모리뉴(53·포르투갈) 감독의 지휘 아래 시즌 초반 3연승 파죽지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27일(현지시각) 헐시티와의 시즌 3라운드 원정에서는 후반 추가시간 2분께 터진 마커스 래시퍼드(19)의 천금 같은 결승골로 1-0으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맨유는 이날 35살 베테랑 스트라이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를 원톱, 후안 마타, 웨인 루니, 앙토니 마르시알을 공격 2선, 폴 포그바와 마루안 펠라이니를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해 압도적인 공세를 펼쳤지만 헐시티의 완강한 저항에 골을 넣지 못하며 애를 태웠다. 하지만 루니가 헐시티 페널티 지역 왼쪽을 파고들며 골문 앞으로 찔러준 공을, 후반 25분 교체 투입된 래시퍼드가 골로 연결시키며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래시퍼드는 21살 이하(U-21) 잉글랜드대표팀 멤버로 맨유의 미래로 주목을 끌고 있다.
본머스와의 시즌 첫 원정경기에서 3-1, 사우샘프턴과의 홈 2차전에서 2-0 승리를 거뒀던 맨유는 승점 9를 기록하며 순항을 거듭하고 있다. 이날 믿었던 이브라히모비치의 골이 터지지 않자, 올해 2월 1군으로 데려온 유나이티드 아카데미 출신 래시퍼드를 후반 중반 투입한 모리뉴의 용병술이 적중했다. 모리뉴 감독은 경기 뒤 “래시퍼드를 투입한 덕분에 축구에 다양성이 생겼다. 그는 루니와 다르고, 이브라히모비치와도 다르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맨유의 이번 시즌 초반 상승세는 모리뉴 감독이 지휘봉을 잡아 전열을 재정비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스웨덴 출신 골잡이 이브라히모비치가 3골을 넣으며 자신의 이름값을 해주고 있고, 이번 시즌 개막 직전 유벤투스에서 영입한 폴 포그바(23·프랑스)가 중원에서 강력한 엔진이 돼주고 있기 때문이다. 역시 프랑스 출신인 앙토니 마르시알(21)도 루니와 함께 공격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모리뉴 감독은 “우리의 목표는 단 하나, 챔피언이 되는 것”이라며 선수들에게 강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이탈리아 출신 안토니오 콘테(47) 감독의 첼시도 이날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열린 안방 3라운드에서 에덴 아자르, 윌리앙, 빅터 모지스의 연속골로 번리를 3-0으로 잡고 기분 좋은 3연승을 달렸다. 앞서 왓퍼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를 각각 2-1로 잡았다. 지난 시즌 다소 부진했던 ‘수비수의 악몽’ 에덴 아자르가 3경기 2골을 기록하는 등 다시 훨훨 날고 있고, 디에고 코스타 등도 건재하기 때문이다.
2014~2015 시즌 정규리그 38경기에서 14골 9도움으로 맹활약하며 첼시를 우승으로 이끌었던 아자르는 지난 시즌엔 25경기에 나와 4골 3도움에 그쳤고, 팀은 10위(12승14무12패, 승점 50)로 추락한 바 있다. 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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