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7일(한국시각) 프랑스 리옹에서 열린 웨일스와의 유로 2016 4강전에서 2-0으로 승리한 뒤 환호하고 있다. 리옹/AP 연합뉴스>
“나는 포르투갈과 함께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게 꿈이라고 늘 말해왔다. 이제 거기에 더 가까이 가 있고, 우리가 이길 것이라 믿는다. 결승전 뒤 우리가 웃기를 바라며, 그것은 기쁨의 눈물일 것이다.”
“많은 활동량, 겸손함, 그리고 자기희생 정신. 그것은 내가 나의 (축구) 경력에서 항상 보여줬던 것들이다. 이런 종류의 일들은 할 수 있다.”
포르투갈을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16 결승에 올려놓은 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1·레알 마드리드)가 인터뷰에서 쏟아낸 말들이다. 호날두는 조별리그 등 대회 초반 부진을 의식한 듯 “좋지 않게 출발했지만, 긍정적으로 마치는 것이 더 낫다”며 “우리(포르투갈)는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지만 꿈은 아직 살아 있다”며 조국 포르투갈의 메이저대회 첫 우승에 대한 간절함을 호소했다.
7일(한국시각) 프랑스 리옹의 스타드 드 리옹에서 열린 유로 2016 4강전에서 포르투갈이 1골 1도움을 기록한 호날두의 눈부신 활약을 앞세워 개러스 베일(27·레알 마드리드)이 포진한 웨일스의 돌풍을 2-0으로 잠재우고 결승에 올랐다. 포르투갈은 11일(오전 4시) 파리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독일-프랑스의 4강전(8일 오전 4시) 승자와 우승을 다툰다.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왼쪽)와 웨일스의 개러스 베일이 7일(한국시각) 프랑스 리옹에서 열린 유로 2016 4강전 뒤 서로 손을 잡고 뭔가 얘기를 나누고 있다. 리옹/신화 연합뉴스
포르투갈은 아이슬란드와 F조 조별리그 1차전 1-1, 오스트리아와 2차전 0-0, 헝가리와 3차전 3-3 등으로 부진해 조 3위로 밀렸지만 운 좋게 16강에 올랐다. 이어 크로아티아와의 16강전에서는 전·후반 0-0으로 비긴 뒤 연장전에서 터진 결승골로 1-0으로 승리했다. 폴란드와의 8강전에서는 연장전까지 가서도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5-3으로 이기는 등 수차례 고비를 넘기며 결승까지 올랐다.
레알에서 같이 뛰고 있는 베일과의 ‘브러더스 대결’로도 관심을 모았던 이번 4강전에서 호날두는 후반 5분 코너킥 상황에서 왼쪽에서 올라온 공을 자신의 주특기인 명품 헤딩슛으로 연결시켜 선제골을 폭발시켰다. 이어 4분 뒤에는 아크 부분 오른쪽 외곽에서 문전 중앙으로 파고들던 루이스 나니(발렌시아)에게 공을 연결시켜 그의 골을 돕는 등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헝가리와의 조별리그 3차전에 이어 이번 대회 두 번째 ‘맨 오브 더 매치’로 선정되기도 했다. 호날두는 통산 9골로 특히 유로 1984 때 9골을 기록하며 유로 대회 통산 최다골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프랑스의 ‘레전드’ 미셸 플라티니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유로 2004 때부터 4회 연속 유로 대회에 출전한 호날두는 그동안 통산 6골을 기록 중이었는데 이번 대회 3골(3도움)을 추가했으며, 결승전에서 골을 넣을 경우엔 플라티니를 넘어서게 된다. 4년 전 유로 2012에서도 3골을 넣었다. 유로 대회 4강전에 3번이나 출전한 선수는 호날두가 사상 처음이다.
호날두는 맨체스터 유니이티드 소속이던 만 19살 때 유로 2004에 처음 출전했고 포르투갈은 결승전까지 올랐으나 그리스에 0-1로 져 메이저대회 첫 우승 기회를 놓쳤다. 호날두는 당시 2골 2도움을 기록하며 포르투갈의 결승행에 앞장섰으나 그리스의 수비를 뚫지 못했고, 결승 종료 휘슬이 울리자 울음을 터뜨려 전세계 그의 축구팬의 가슴을 아프게 하기도 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