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AP 연합뉴스
팀이 8강 탈락 위기에 몰린 절체절명의 순간. 발로, 머리로, 그리고 환상적인 프리킥으로 3골이나 넣었다. 당대 최고 축구스타의 천재성을 다시한번 입증한 멀티골이었다.
12일 밤(현지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15~2016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레알 마드리드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1·포르투갈)의 해트트릭 활약을 앞세워 볼프스부르크(독일)를 3-0으로 눌렀다. 원정 1차전에서 0-2로 패해 이날 부담이 컸던 레알은 합계전적 3-2로 극적으로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지네딘 지단(프랑스) 감독이 이끄는 레알로서는 6시즌 연속 4강 진출이다.
호날두는 전반 15분 일찌감치 선제골을 폭발시키며 승리에 물꼬를 텄다.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다니엘 카르바할이 땅볼 크로스를 해주는 순간 잽싸게 쇄도하며 그대로 오른발로 밀어넣었다. 이어 2분 뒤에는 오른쪽 코너킥 뒤 문전에서 튀어오르며 멋진 헤딩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3번째 골은 후반 32분 나왔다. 아크 부근에서 얻은 프리킥 상황에서 상대 골문 오른쪽을 노려 골을 성공시킨 것이다. 그의 전매특허 무회전킥은 아니었지만 절묘하게 수비벽 사이를 빠져나간 공은 골키퍼 앞에서 한 차례 튀면서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10경기 16골을 터뜨린 호날두는 2013~2014 시즌 자신이 기록한 한 시즌 최다골(17골) 기록에 1골 차로 다가섰다. 경기 뒤 호날두는 취재진과 만나 “해트트릭을 많이 하는 게 나쁘지 않죠? 제 골은 디엔에이(DNA)”라고 말했다. 그로서는 개인통산 37번째 해트트릭이었다.
한편, 맨체스터시티(잉글랜드)는 이날 파리 생제르맹(프랑스)과 8강 안방 2차전에서 1-0으로 이겨 합계전적 3-2로 4강에 올랐다. 사상 첫 4강 진출이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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