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조 지단(왼쪽)이 아버지 지네딘 지단(오른쪽)의 지시를 받으며 그라운드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지단 감독 취임…팀 부진 탈출 과제
프랑스 축구의 ‘레전드’ 지네딘 지단(44)이 레알 마드리드 사령탑에 오르면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가 더욱 흥미를 끌게 됐다. 1990년대 말 ‘아트 사커의 지휘자’로 이름을 떨치던 세계 최고 스타플레이어 출신이 세계 최고 명문구단의 지휘자가 됐기 때문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4일 저녁(현지시각) 7개월 동안 예비감독으로 팀을 이끌어온 라파엘 베니테스(56)를 경질하고, 후임에 2군 감독인 지단을 선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플로렌티노 페레스 레알 회장은 이날 “이사회가 베니테스와 계약 종료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수개월 동안의 노고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베니테스는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 지난 시즌 도중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 뒤 임시로 레알을 맡았다. 그러나 2015~2016 시즌 정규리그에서 레알은 18경기 11승4무3패(승점 37)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FC바르셀로나에 이어 3위로 처져 있다. 특히 지난해 후반 안방에서 열린 FC바르셀로나와의 ‘엘 클라시코’에서 0-4 참패를 당하는 바람에 베니테스 감독은 이후 거센 사임 압력을 받아왔다.
지단이 1군 감독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프랑스인이 레알 사령탑에 오른 것도 그렇다. 지단은 2014년 안첼로티 감독 시절 레알이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했을 때 그의 보조코치였다. 지단은 감독 선임 뒤 기자회견에서 “팀이 성공할 수 있도록 온 마음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페레스 회장은 이사회 뒤 기자회견에서 지단에게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명이다. 여기는 당신의 스타디움이고 당신의 클럽”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지단은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레블뢰’ 프랑스대표팀 주장으로 팀의 우승에 견인차가 됐으며 플레이메이커로서 현란한 플레이를 선보여 ‘아트 사커의 지휘자’라는 소리를 들었다. 이탈리아 세리에A 유벤투스에서 뛰다가 2000년대 초반 레알로 이적해 호나우두, 루이스 피구, 데이비드 베컴, 라울 곤살레스 등과 함께 팀의 황금시대를 주도했다. 그러나 2006년 독일월드컵 때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 상대 수비수 마르코 마테라치의 부적절한 말에 화가 난 나머지 박치기를 했다가 결국 불명예스럽게 선수생활을 마쳐야 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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