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도민구단인 경남FC 전 사장이 외국인 선수 계약금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수억원대의 구단 돈을 횡령하고, 이 중 일부를 K리그 심판에게 경기조작 매수자금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지검 외사부는 3일 경남FC로부터 청탁과 함께 뒷돈을 받은 혐의로 K리그 전직 심판 최모(39)씨와 현직 심판 이모(36)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또 현직 심판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2013년 8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경남FC 관계자로부터 “경기에서 유리한 판정을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수천만원의 뒷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경남FC는 경기 하루 전날 심판 배정 정보를 알아낸 뒤 현금이 든 돈봉투를 심판들에게 직접 전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남FC는 돈을 건넨 경기에서 이기거나 비기면서 2013년 1부 리그에 잔류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외국인 선수 비리 등이 겹치면서 심판 매수에도 불구하고 2부 리그로 강등됐다.
검찰은 외국인선수 계약금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6억여원을 횡령하고, 가지급금 등의 명목으로 4억2000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안종복(59) 전 경남FC 사장과 에이전트 ㅂ씨(44)를 구속 기소했다. 안씨는 2013년 2월부터 올초까지 ㅂ씨와 짜고 외국인선수 몸값을 부풀려 지급한 뒤 나중에 돌려받는 수법으로 6억4000만원을 횡령한 혐의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이와 관련해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축구팬과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상벌위원회를 개최해 규정에 따라 단호히 조치하고, 대한축구협회와 협의해 협회 차원의 징계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연맹은 “축구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모든 사안에 대해 무관용 원칙에 입각해 엄격히 대처하겠다. 검찰 수사에서 밝혀진 모든 반스포츠적 비위 행위를 척결하기 위해 연맹, 협회, 산하 단체, 외부 전문인사 등으로 구성된 범축구계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덧붙였다.
김경무 기자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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