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선수든 리그를 바꿔 뛰면 처음부터 잘할 리 없잖아요. 손흥민이 중앙에서 뛰었는데, 그의 능력을 극대화시키는 기용은 아닙니다. 손흥민 개인, 그리고 구단과 감독이 고민해야 할 부문이 따로 있다고 봅니다.”(박문성 <에스비에스> 해설위원)
“페널티지역의 스나이퍼(저격수)라기보다는 보병 같은 모습이었다.”(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
13일(현지시각)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공식 데뷔전을 치른 손흥민(23·토트넘 홋스퍼·사진)에 대해 나온 평가들이다. 박문성 위원은 “손흥민이 뛰었던 독일 분데스리가와 달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빠른 공수전환, 거친 몸싸움 등 축구 환경이 다르다”며 “손흥민이 빨리 적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또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이 손흥민을 최전방 또는 세컨드 스트라이커, 좌우 공격수 등에 다 뛰도록 하겠다고 했다는데, 손흥민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자리는 측면”이라고 강조했다.
이적료 2200만파운드(약 400억원)에 독일 레버쿠젠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한 손흥민은 이날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에서 열린 선덜랜드와의 2015~2016 정규리그 원정 5라운드에서 처진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해 후반 16분까지 61분 동안 뛰다가 0-0 상황에서 안드로스 타운센드와 교체돼 나왔다. 프리킥과 코너킥을 전담하고 활발하게 그라운드를 누볐지만 공격포인트는 올리지 못했다. 토트넘은 이날 후반 36분 터진 라이언 메이슨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두고 이번 시즌 3무1패 끝에 귀중한 첫승을 올렸다.
<데일리 메일>은 “선덜랜드 수비진이 리그에서 가장 취약한 편에 속하는데 손흥민의 이날 움직임이 팀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했다”고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신문은 그러면서도 “손흥민의 전반전 오른발 프리킥은 위협적이었다. 독일에서부터 인정받았던 양발을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였다”고 했다. 영국 <스카이 스포츠>는 “손흥민이 바쁘게 움직였지만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상대 진영에서 9개의 패스만을 성공시켰고, 슈팅까지 연결된 패스는 없었다. 눈에 띄지는 않았지만 팀은 승리했다”고 꼬집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에 대해 “아주 잘 뛰었기 때문에 만족한다. 우리 팀을 위해 좋은 선수다”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분명히 더 잘할 수 있는데…”라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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