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블래터 FIFA 회장
제프 블라터(79·스위스)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5선에 성공할 수 있을까?
세계축구 대통령인 피파 회장을 뽑는 선거가 29일(현지시각)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다. 제65회 피파 총회에서 실시되는 회장 선거는 블라터 현 회장과 알리 빈 알 후세인(40) 요르단 왕자의 2파전으로 좁혀졌다. 애초 포르투갈 축구영웅 루이스 피구와 미카엘 판프라흐 네덜란드축구협회 회장도 후보로 나섰으나 모두 중도 사퇴하면서 대결구도가 단순화됐다. 회장은 총회에서 209개 회원국의 투표로 결정된다.
블라터 회장은 1998년 당시 주앙 아벨란제 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은 뒤 4년 임기의 회장직을 무려 4차례 수행하면서 세계축구계를 쥐락펴락한 인물이다. 앞서 1981년부터 1998년까지 17년 동안은 사무총장으로 실무를 주도해왔다.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 등 반대파들이 그의 연임을 강력 반대하고 있지만, 워낙 그가 일궈놓은 표밭이 탄탄해 연임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블라터의 아성에 도전하는 알 후세인 왕자는 압둘라 요르단 국왕의 동생으로 현재 피파 부회장 겸 요르단축구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요르단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13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서아시아축구연맹 회장이기도 하다. 2011년 1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아시아대륙을 대표하는 피파 부회장 선거에서는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을 제치고 당선돼 일약 아시아 축구계의 거물로 등장했다.
5선을 노리는 블라터에 대해 세계 축구계 인사들의 비판도 적지 않다. 아르헨티나의 축구영웅 디에고 마라도나(55)는 25일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블라터 회장에 대해 “독재자”라며 비난했다.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 회장도 프랑스 스포츠신문 <레퀴프>와의 인터뷰에서 “블라터는 단지 (회장직을 내려놓은 후의) 미래가 두려운 것”이라 독설을 날렸다. 알 후세인 왕자를 지지하는 플라티니는 “블라터가 자기 자신을 피파와 완전 동일시하고 있다. 그가 느낄 공허함은 이해하지만 진정 피파를 사랑한다면 피파의 이익을 자신의 사익보다 앞에 놓아야 할 것”이라고 화살을 퍼붓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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