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전 전승 8강 진출에 ‘들썩’
22일 입장권 벌써 품귀현상
22일 입장권 벌써 품귀현상
“우리가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적보다 강했기 때문이 아니라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세 골을 넣은 중국 축구 국가대표팀 쑨커의 말이다.
2015 아시안컵 조별리그 예선에서 중국이 사상 최초로 3전 전승(승점 9점)으로 1위로 통과하자 대륙이 들썩이고 있다. 관영 <중국중앙티브이>(CCTV) 등 중국 언론은 아시안컵 소식을 연일 주요 뉴스로 다루었다. <시시티브이>는 18일 1976년 이후 11차례의 아시안컵 성적을 상세히 분석한 뒤 “축구대표팀 역사상 가장 좋은 성적으로 8강에 진출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중국이 예선전 결과에 환호하는 것은 최근 몇 년 동안 중국 축구대표팀의 성적이 좋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시안컵 전적만 봐도 중국은 2007년, 2011년 대회에서 1승1무1패 승점 4점의 성적으로 연달아 예선 탈락했다. 지난해 6월 중국에서 열린 타이와의 대표팀 평가전에서는 1-5로 참패해 난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축구팬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격노해 “도저히 결과를 용인할 수 없다. 모든 역량을 동원해 원인을 파악하라”는 지시까지 내릴 정도로 중국인들의 충격은 컸다.
중국 대표팀의 선전에 중국 언론들은 상세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양쯔만보>는 첫번째 이유를 중국 프로리그에서 찾았다. 최근 들어 과감한 투자가 이뤄지면서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좋은 결과를 거둔 것이 실력 향상과 자신감으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알랭 페랭 감독의 조련과 과감한 신인 등용도 큰 힘이 됐다. 나쁜 습관과 패배주의에 젖어 쉽게 포기하던 노장파들의 고질병을 떨쳐냈다. 이밖에 축구협회와 감독 간의 신뢰, 프로팀들의 과감한 지원도 이유로 들었다.
중국은 홈팀인 호주와의 8강전(22일)도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다. 중국 매체 <징화시보>는 “지금까지 경기 내용들이 좋았던데다 상승세의 중국을 만나면 부담을 느끼고 머리가 아픈 쪽은 오히려 호주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호주전 열기로 브리즈번에서는 이미 표를 구하기가 힘들다. 우즈베크전, 북한전에서는 1만명이 넘는 중국 팬들이 입장했었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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