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브라질 월드컵 축구 국가대표팀이 11일 오전(현지시각) 피파 전세기로 이과수 공항에 도착해 활주로에 내리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선수들 공 터치 길어, 빠른 패스가 최우선 과제”
축구 대표팀은 하루 90분 훈련 시간의 절반 이상을 패스를 주고받는 데 쓴다. 절반의 운동장에서 하는 미니경기도 사실상 짧은 패스를 빠르게 주고 받는 훈련이다. 공을 받은 선수가 두번 이상 공을 건드리는 일은 드물다. ‘원 터치 패스’는 축구의 기본이자 좋은 경기의 시작이다.
축구 대표팀이 튀니지와 가나전에서 부진을 거듭한 이유 중 하나는 이 ‘원 터치 패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축구 대표팀이 브라질 이구아수 캠프에서 훈련을 시작한 첫날 홍명보 감독도 이점을 ‘자백’했다. 홍 감독은 12일(한국시각) 브라질 포스두이구아수에서 열린 첫 훈련 전 인터뷰에서 “선수들의 공 터치가 평소보다 긴 것 같다. 빠른 경기를 해야하는데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공 터치가 길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러시아전을 1주일 앞둔 시점에서 “빠른 패스”를 최우선 과제로 뽑았다.
-이구아수 캠프에 도착한 소감은?
“오늘 오전에 도착했다. 지난 1월에 왔을 때보다 환경이 많이 좋아졌다. 숙소나 훈련장 모두 개선된 느낌이다. 오늘부터 경기 전까지 남은 기간 동안 컨디션을 관리하고 전술적인 부분을 완성시키는 데 집중하겠다. 초반 3일 훈련이 중요하다.”
-훈련장에 도착했으니 월드컵에 임하는 각오를 한번 더 말해달라.
“그동안 (선수로서) 몇번 월드컵에 참가했지만 항상 끝나고 나면 후회로 남는 부분이 있었다. 이번 월드컵은 그런 후회가 없는 대회이길 원한다. 하나의 팀으로 월드컵을 치를 수 있기를 기원한다.”
-초반 3일, 어떤 훈련에 집중할 예정인가?
“자체 경기도 하고 체력적인 부분을 끌어올리는 훈련에 집중할 예정이다.”
-가나전 패배 등으로 선수들의 컨디션이 많이 떨어진 것 같다.
“가나전 결과는 선수들의 컨디션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컨디션은 우리 나름의 계획대로 잘 관리되고 있다.”
-그라운드 내 컨트롤 타워가 없다는 지적이 많다. 실제 경기에서도 그런 느낌이 많은데.
“지난 두 경기를 돌이켜보면 우리가 좋은 리듬에서 경기를 운영하는 와중에 실점을 당했다. 만약 팀에 컨트롤 타워가 있었다면 가나전에서 두 골을 먼저 내준 뒤 (팀을 다독거려) 추가 실점을 하지 않았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지 못한 점은 아쉽지만 팀에 선수 한명이 없었다기보다 전체적으로 선수들이 두 골을 내준 다음 집중력이 떨어져 그런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가나전 뒤 선수단 분위기가 가라앉진 않았는지. 어떤 얘기를 했나?
“선수들도 경기 뒤 실망을 했을 것이다. 다만 어제 마이애미에서 마지막 훈련을 하면서 분위기를 바꿨고 가나전 패배로 인한 어두운 분위기는 남아있지 않다.”
-수비수 홍정호의 현재 상태는?
“홍정호는 현재 통증이 남아있는 상태다. 통증이 사라지려면 한달 이상 쉬어야하는데, 의학적으로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 통증을 안고 뛸 수밖에 없다. 2002년 한일월드컵 때 나 역시 프랑스와의 평가전에서 발등을 다쳤는데 그 후에 통증을 안고 뛰었다. 홍정호는 튀니지전 이후 재활은 충분히 한 상태다.”
-현재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인가?
“러시아전을 앞두고 우선 상대가 어떤 형태의 공격을 하며 상대의 약점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우리팀이 지금 잘 안되는 부분은, 선수들의 공 터치가 평상시보다 길다는 점이다. 빠른 경기를 해야하는데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공 터치가 길다. 전방 선수들의 움직임이 좀더 보완돼야 한다. 그러면 좀더 빠른 패스가 나와서 우리가 원하는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이매미 훈련 마지막날, “더 이상 정신력만으론 안된다”고 했다. 심리 회복이 중요하다고도 했는데.
“마이애미 떠나기 전에 선수들의 심리는 다 회복됐다. 이제 브라질에 온 이상 이제는 높은 집중력으로 훈련 효과를 높이는 수밖에 없다. 현재 시점에서 한단계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키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집중력을 높여 좋은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가능하다. 선수들의 사기 저하 걱정은 안해도 될 듯하다.
포스두이구아수/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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