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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승점의 주역 김종부 “쫄지 않았다”

등록 2014-06-04 19:01수정 2014-06-05 00:51

1986 멕시코월드컵 조별예선 불가리아전이 열린 1986년 6월6일 멕시코시티 올림피코 경기장에서 당시 공격수로 나선 김종부(가운데)가 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1986 멕시코월드컵 조별예선 불가리아전이 열린 1986년 6월6일 멕시코시티 올림피코 경기장에서 당시 공격수로 나선 김종부(가운데)가 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월드컵을 읽다]
86년 불가리아전 극적 동점골
“수없이 훈련한 것과 같은 상황
가슴 트래핑 뒤 터닝슛 딱 걸려
홍 감독 믿고 선수끼리 소통을”
축구팬에게 월드컵은 기쁨과 슬픔, 설렘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추억입니다. 32년 만에 본선 진출에 성공한 1986년 멕시코월드컵부터 원정 최초로 16강에 오른 2010년 남아공월드컵까지 한국 축구의 잊지 못할 장면들을 당시 뛰었던 선수들의 목소리로 전합니다.

믿기지 않았다. 그동안 셀 수 없이 연습한 상황과 똑같은 패스가 오다니. 21살의 김종부는 머리로 생각할 필요도 없이 몸이 가는 대로 공을 다뤘다. 벌칙구역 밖에서 안으로 날아오는 공을 가슴으로 받아 떨군 뒤, 공이 땅에 맞고 튀어 오르는 순간 오른발을 힘껏 돌렸다. 발을 떠난 공이 폭우에 젖은 그라운드에 두번 바운드된 뒤 골문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1986년 6월6일(한국시각) 멕시코월드컵 조별예선 불가리아전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의 월드컵 첫 승점을 기록한 한방이었다.

지난달 31일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K3 챌린저스리그 화성FC와 중랑 코러스의 경기를 앞두고 28년 전 불가리아와의 1-1 무승부를 만들어낸 김종부(49·사진) 화성 감독을 만났다. 그는 1983년 세계청소년축구대회 4강 브라질전에서 골을 넣은 것을 언급하면서 “큰 무대에서 골을 넣은 적이 있었기 때문에 ‘쫄지’ 않았고, 후반 노수진 선배 대신에 투입되면서 골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종부(49) 화성 감독
김종부(49) 화성 감독
당시 대표팀은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디에고 마라도나가 이끄는 아르헨티나에 1-3 완패를 당해 불가리아와의 2차전에 사활을 걸었다. 3차전 상대가 강호 이탈리아인 것을 고려할 때 불가리아에 비기거나 지면 16강 진출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잔디가 빗물에 흠뻑 잠기는 수중전 속에서 전반 11분 골키퍼 오연교의 판단 실수로 불가리아에 선제골을 내줬다. 차범근-김주성-변병주로 구성된 공격진은 고군분투했지만 문전 처리 미숙으로 만회골은 좀체 터지지 않았다. 공 점유율을 높이며 공세를 퍼붓던 후반 24분 드디어 기회가 왔다. 미드필더 조광래의 헤딩 패스가 문전의 김종부에게 연결됐고, 불가리아 수비수들이 방어할 틈도 없이 군더더기 없는 두번의 볼터치로 골을 성공시켰다. 김 감독은 “가슴 트래핑 뒤 발리슛은 수없이 훈련한 장면이었다. 수비수가 골문 쪽에 있기 때문에 일부러 반대쪽으로 공을 떨어뜨려 놓은 뒤 터닝슛을 노렸다”고 골 상황을 설명했다.

1-1 균형을 맞춘 뒤 대표팀은 추가 득점을 노렸으나, 체력이 달려 수세에 몰리기 시작했고 끝내 경기를 무승부로 마쳤다. 이 경기를 이겼다면 승점 2점(1승2패·당시엔 승리 승점이 2점)을 기록하며 조 3위 와일드카드로 16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김 감독은 브라질월드컵에 나설 후배들에게 ‘소통’의 중요성을 당부했다. “선수들의 개인 기량은 최고 수준입니다. 홍명보 감독의 전략을 믿고, 동료들의 마음까지 읽겠다는 자세로 조직력을 키워야 합니다.”

화성/이재만 기자 appletr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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