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니소프 선수(왼쪽).
강한 체력의 수비형 미드필더
전방 압박·공수전환의 시발점
전방 압박·공수전환의 시발점
파비오 카펠로 감독은 조직력을 중시한다. 특히 수비 조직력을 최우선으로 여긴다. “골을 내주지 않으면 지는 일은 없다”는 게 그의 신조다. 그런 까닭에 러시아 대표팀엔 화려한 공격수보다 ‘소리 없이 강한’ 미드필더 자원이 풍부하다. 상대 공격의 1차 저지선 역할을 맡은 수비형 미드필더 이고리 데니소프(30·사진·안지 마하치칼라)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일을 하는 선수 중 하나다.
데니소프는 러시아 4-3-3 포메이션의 정점에 있다. 러시아 ‘전방 압박’의 시발점이기에 공격 역시 그의 발끝에서 시작된다. 박문성 해설위원은 “데니소프의 패스는 러시아의 수비와 공격이 전환되는 시점이다. 끊임없이 수비와 공격을 연결해주는 데니소프가 카펠로 감독의 축구 스타일을 가장 잘 대변하는 선수”라고 설명했다.
데니소프는 수비형 미드필더로선 작은 체구(176㎝·70㎏)지만 강한 체력을 자랑한다. 개인기가 좋아 돌파도 가능하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하기도 한다. 2001년 러시아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프로 데뷔했고 2008년 10월 첫 A매치를 치른 뒤 대표팀에서 41경기를 뛴 베테랑이다.
박 위원은 “데니소프 등 중앙 미드필더에서 좌우 측면으로 퍼져나가는 패스를 차단해야 (한국팀의) 승산이 있다”고 전망했다. 공수전환 때 데니소프와 맞붙게 될 한국의 공격수와 미드필더들이 적극적으로 압박을 해야 상대 공격을 무디게 할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러시아의 조직력이 한두 사람 잡는다고 쉽게 무너지진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다.
박현철 허승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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