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규(24·사진 맨 뒤)와 김신욱(26·사진 중간)
그리스전 선발 출전 못했지만…
경쟁자 박주영·정성룡 보란 듯이
소속팀 울산 경기서 연일 맹활약
경쟁자 박주영·정성룡 보란 듯이
소속팀 울산 경기서 연일 맹활약
창끝은 더욱 예리해졌고, 방패도 단단해졌다. 잘 뚫고 잘 막으니 가히 천하무적이다.
지난 시즌까지 ‘철퇴축구’로 위력을 떨쳤던 울산 현대. 김호곤 감독이 사퇴하고 조민국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번 시즌에도 초반 3연승 파죽지세로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그 중심에는 축구대표팀에서 새로운 ‘거미손’으로 부상한 김승규(24)와 ‘고공폭격기’ 김신욱(26)이 우뚝 서 있다.
“오늘 김승규가 3개 정도 완벽한 선방을 한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다.” 12일 저녁 울산 문수축구장에서 열린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H조 조별리그 2차전. 일본의 가와사키 프론탈레를 2-0으로 잡고 2연승을 올린 조민국 울산 감독은 이렇게 골키퍼 김승규를 수훈갑으로 꼽았다. 김승규는 두 팀이 0-0으로 팽팽히 맞서던 후반 19분과 22분께 오쿠보의 두차례 결정적인 슈팅을 몸으로 막아내 승리의 발판이 됐다. 김승규는 지난 8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2014 K리그 클래식 공식 개막전에서도 용수철 같은 탄력과 동물적인 감각으로 팀의 수호신이 됐다. 최전방 공격수 김신욱도 이번 시즌 3경기 연속골로 K리그 클래식 최고 골잡이로서의 위력을 유감없이 뽐내고 있다. 가와사키전에서는 후반 추가시간 3분 한층 노련해진 슛 감각으로 상대 골문 왼쪽을 꿰뚫었다.
김승규와 김신욱의 시즌 초반 활약상은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을 충분히 사로잡을 만하다. 둘은 대표팀에서 각각 정성룡(29·수원 삼성), 박주영(29·왓퍼드)과 치열한 주전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6일(한국시각) 아테네에서 열린 그리스와의 평가전 때는 둘 다 이들에게 밀려 주전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김승규에게 밀리는가 싶던 정성룡은 이날 무실점으로 다시 살아났다. 13개월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박주영은 멋진 선제골을 폭발시키며 한국의 2-0 승리에 기여해 주전 원톱으로 발돋움했던 김신욱을 긴장시키고 있다. 그러나 주전 경쟁은 아직 진행중이다. 5월 말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엔트리 확정을 앞두고 치러지는 튀니지와의 최종평가전을 지켜봐야 한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사진 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