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6년 월드컵 북한돌풍 저지 주역
20세기를 풍미했던 축구 레전드가 세상을 떠났다. 포르투갈이 낳은 최고의 축구 영웅 에우제비우 다 실바 페헤이라(72). 포르투갈 <루사> 통신은 5일(현지시각) 에우제비우가 수도인 리스본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포르투갈 정부는 이날 고인을 기리는 뜻에서 조기를 내걸고 3일간을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했다고 통신이 전했다.
에우제비우는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 때 개인 최다인 9골을 터뜨리며 ‘골든슈’를 차지했고, 포르투갈을 3위로 이끌며 축구 인생에 정점을 맞았다. 그가 북한과의 8강전에서 0-3으로 뒤지던 전반 27분부터 무려 4골(페널티골 2개)을 폭발시키며 포르투갈의 5-3 역전승을 견인한 것은 월드컵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으로 회자되고 있다. 폭발적인 질주와 대포알 같은 중거리슛으로 숱한 골을 터뜨려 ‘흑표범’(Black panther)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축구황제’ 펠레(브라질), ‘축구신동’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와 함께 20세기를 대표하는 축구 스타다.
에우제비우는 포르투갈의 식민지였던 모잠비크에서 1942년 1월25일 태어났다. 1960년부터 15년 동안 포르투갈의 명문클럽 벤피카에서 뛰며 팀을 10차례 정규리그 우승과 5차례 컵대회 우승으로 이끌었다. 1964년부터 73년까지 포르투갈 리그 득점왕이었다. 프로무대 745경기 733골. 벤피카는 1962년 그의 활약으로 유러피언컵을 차지했다. 1965년 유럽 올해의 축구 선수 영예를 차지했다. 현역 시절 페어플레이로 다른 선수들의 모범이 됐고, 1979년 은퇴한 뒤에도 축구 홍보대사로 활동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때는 축구 해설자로 변신하기도 했다.
외신은 포르투갈 국가대표팀 주장인 축구 스타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도 “언제나 영원한 에우제비우가 평화롭게 쉬기를 바란다고 기원했다”고 전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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