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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팀 새 감독 영입을 추진중인 축구협회가 항간에 떠도는 ‘사전 내정설’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내정설은 애초 23일 조 본프레레 전 감독의 사임 직후부터 터져 나왔다. 내용은 협회 고위층이 특정 감독을 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엔 협회 기술위원들의 점심식사 자리가 발단이 됐다. 2일 외국인 감독 후보 7명을 발표하기 전 협회 근처 식당에 모인 일부 위원들이 “이미 결정났는데 언론에 결정 안났다고 얘기해야 하느냐”는 등의 말을 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새 감독 선임의 책임과 권한을 갖고 있는 기술위가 자율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취지의 불만을 쏟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내정된 새 감독이 있는데, 기술위는 거수기 노릇만 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물론 협회는 펄쩍 뛴다. 당시 자리에 있던 한 기술위원은 “그런 얘기를 들은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강신우 기술위 부위원장도 내정설을 일절 부인하며 “내 양식과 양심을 믿어도 좋다”고 했다.
당사자들의 적극적인 부인 속에서도 거듭되는 내정설. 그 속에서 축구협회 행정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이 읽힌다.
그리고 새 감독 후보자의 실명 공개는 그렇다쳐도 선발 기준마저 밝히지 않겠다는 기술위의 과다한 ‘비밀주의’도 여기에 한몫 했음이 분명하다. 원래 의혹은 비밀을 따라 다니게 마련이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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