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PO 해트트릭 직후
피파, 투표기간 전격 연장
메시·리베리 제칠지 주목
피파, 투표기간 전격 연장
메시·리베리 제칠지 주목
“한 선수(호날두)가 다른 선수(메시)보다 미용실에서 더 많은 돈을 씁니다.”
최근 영국 옥스퍼드대 초청강연에서 제프 블라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한 말이다. 그는 당대 최고 스타인 리오넬 메시(25·FC바르셀로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8·사진·레알 마드리드) 중 누가 세계 최고냐는 질문에 “나는 메시가 좋다”며 치장에 신경을 쓰는 호날두를 이렇게 꼬집어 물의를 빚었고, 호날두 등으로부터 거센 반발을 샀다.
그런 블라터 회장의 피파가 호날두를 위한 것으로 보이는 특단의 조처를 내렸다. 2013 피파 발롱도르(Ballon d’Or) 투표 기간을 29일까지로 전격 연장한 것이다. 애초 지난 15일 투표가 끝났다. 하지만 피파는 2010년부터 이 상을 공동 주관하는 <프랑스 풋볼>과 함께 이렇게 결정했다고 외신들이 21일 보도했다. 이미 선택을 끝낸 투표자가 연장된 기간에 새로 투표할 수 있도록 했다. 가령 메시를 찍었던 것을 호날두로 바꿀 수 있다. 피파 발롱도르는 각국 대표팀 감독과 주장, <프랑스 풋볼>이 선정한 기자단 투표로 최종 수상자가 결정된다.
이런 조처는 호날두가 19일(현지시각)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유럽예선 플레이오프 원정 2차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포르투갈의 3-2 승리를 이끈 뒤 나왔다. 포르투갈은 1차전 1골 등 홀로 4골을 폭발시키며 포르투갈을 브라질월드컵 본선에 올려놓았다.
물론 애초 월드컵 예선 일정이 끝나기 전에 피파 발롱도르 투표가 끝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주장도 나온 터였다. 호날두의 이번 플레이오프 대활약으로 이런 주장은 설득력을 얻게 됐고, 피파와 <프랑스 풋볼>도 투표 기간을 연장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호날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성기이던 2008년 피파 올해의 선수와 발롱도르(당시에는 분리 수상)의 영예를 안았으나, 이후 4년 동안 메시에게 밀려 한번도 상을 받지 못하고 2인자로 추락했다. 그러나 올해는 현재 55경기에 출장해 66골을 터뜨리는 등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2012~2013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득점왕에 오르기도 했다. 2013~2014 시즌 메시가 부상으로 흔들리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올해 피파 발롱도르는 메시와 호날두, 프랑크 리베리(30·바이에른 뮌헨) 등 3파전 양상이다. 내년 1월13일 스위스 취리히 피파 갈라쇼에서 최종 발표된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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