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수원 오장은에 결승골 내줘
슈퍼매치서 2년 넘게 7연패 수모
슈퍼매치서 2년 넘게 7연패 수모
수원 블루윙즈에 0-1로 뒤지고 있던 후반 36분께. 중앙수비 김진규가 페널티구역 오른쪽에서 터뜨린 회심의 오른발슛이 ‘거미손’ 정성룡의 선방에 걸렸다. 순간 최용수 FC서울 감독은 주저앉은 채 일어설 줄 몰랐다. 조금 뒤에는 고개를 떨군 채 연신 한숨만 내쉬었다. 속이 타는 듯 그라운드에 내동댕이쳐 있던 물병까지 집어들고 물을 들이켰다.
최근 정규리그 5연승에다 단독선두를 질주하고 있던 FC서울이었지만, 승점이 17점이나 뒤져 있는 4위 수원을 맞아 우왕좌왕하며 어쩔 줄 몰랐다. 시즌 득점과 도움 랭킹 각각 1위를 달리고 있는 데얀(25골 3도움)-몰리나(17골 15도움) 콤비도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했다. 결국 수원에 7연패. 최용수 감독은 팀 지휘봉을 잡은 이후 동래고와 연세대 직속 선배인 윤성효 감독의 수원에 5연패의 수모를 당했다.
3일 4만3천여명이 스탠드를 가득 메운 가운데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과 FC서울의 2012 현대오일뱅크 K리그 34라운드 그룹A(상위리그) ‘슈퍼매치’. 수원은 후반 5분 터진 오장은(29)의 천금 같은 결승골로 1-0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인 오장은은 스테보가 미드필드 중앙에서 상대 오른쪽 진영으로 길게 찔러준 공을 문전 중앙으로 높게 띄웠고, 그의 발을 떠난 공은 긴 포물선을 그리며 FC서울 골키퍼 김용대를 훌쩍 넘어 골문 왼쪽 구석을 맞고 그대로 빨려들어갔다. 경기 뒤 오장은은 “라돈치치를 보고 강하게 크로스를 올린다는 것이 잘못 맞아서 골이 됐다”고 행운임을 털어놨다.
윤성효 감독은 7연승 비결에 대해 “잘 모르겠다”면서도 “서울전이 있으면 마음이 편하다. 선수들에게도 져도 좋으니 수원다운 플레이를 했으면 좋겠다고 얘기를 한다. 편안한 마음으로 서울전을 준비하는 것이 승리의 주된 이유”라고 말했다.
수원은 올 시즌 4차례 FC서울과의 라이벌전에서 모두 승리하는 기쁨을 맛봤다. 2010년 8월28일 홈경기(4-2 승리)부터 FC서울을 상대로 7연승. 윤성효 감독은 라돈치치와 스테보를 공격 최전방, 이상호와 서정진을 측면에 배치해 FC서울을 괴롭혔다.
FC서울은 6경기 연속 수원을 상대로 1골도 터뜨리지 못하며 ‘수원 징크스’에 울었다. FC서울은 이날 선발 출장한 측면 공격수 에스쿠데로와 최태욱이 부상으로 각각 전반 18분과 22분 정조국과 김치우로 교체된 것이 뼈아팠다. 최용수 감독은 “둘 모두 최고의 컨디션이어서 전략적으로 준비했던 카드다. 이들의 부상으로 정교하고 활발한 공격 상황을 못 만들어냈다”며 “계속 패했지만 올해 안에 한번의 기회가 오지 않을까 믿고 있다”며 남은 한 경기 필승을 기약했다.
이날 경기장을 찾아 관전한 최강희 축구대표팀 감독은 “FC서울 선수들은 필요 이상으로 조급한 플레이를 했지만, 수원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자연스러워 보였다”고 평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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