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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 품은 홍명보의 ‘큰 가슴’

등록 2012-06-13 19:46

“어려울때 힘 돼야” 회견장 동석
박주영 “반드시 현역 입대할 것”
오랜만에 큰 가슴을 보았다.

이날의 주인공은 박주영이 아니라 홍명보 감독이었다.

스포츠인으로서뿐 아니라 박주영의 인생의 선배로서, 삶의 형으로서 넉넉함을 보여줬다. 그리고 지도자로서 힘든 후배를 포근히 감싸는 아량을 보여 주었다. 거친 세파에 헤매다 지친 동생은 오랫만에 보금자리를 찾아 깊은 숨을 쉬며 편안해했다.

13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박주영(27·아스널) 기자회견에서 박주영보다 먼저 홍 감독이 마이크를 잡았다. 그리고 자신이 ‘염치 불고’하고 나온 이유를 분명한 어조로 설명했다.

“선수가 필드 안에서나 밖에서 어려움에 처해 있을때 언제든지 함께 한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 힘든 선수의 옆에서 용기를 주는 것은 축구 선배이자 감독으로서 역할이라고 생각해 이 자리에 나왔다.

순간 기자회견장은 숙연해졌다.

홍 감독은 이어갔다. “오늘 기자회견은 내가 박주영을 설득했다기보다 본인 스스로 선택한 것이다. 어려운 결정이라는 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병역 문제라는 지극히 민감한 문제를 꼼수로 풀려고 했다는 비난에 세상과 한때 단절하고 방황을 했던 박주영을 위한 ‘배려’였다.

홍 감독은 농담조의 말로 자신의 올림픽호에 탑승할 박주영을 감동시켰다. “박주영이 군대에 가지 않겠다고 하면 대신 간다고 말하려고 이 자리에 나왔다. 어려운 자리에 혼자 내보내는 게 솔직히 안타깝고 마음 아팠다. 힘이 되어줄 수 있다면 같이 나가겠다고 했다”며 함께 나온 이유를 설명했다.

박주영은 병역 기피 시비를 일으킨 것에 대해 사과를 하며 “반드시 현역으로 입대해 병역 의무를 마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기자회견으로 박주영 파동은 일단 마무리됐다.

이영표(35·밴쿠버 화이트캡스)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선수가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나는 언제든 그 선수와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마음이 되어 있다’ -홍명보- 대한민국의 모든 후배들이 명보 형님을 존경하는 이유입니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최강희 국가대표팀 감독은 박주영에게 공개적으로 해명 기자회견을 요구했으나 박주영의 ‘잠수’에 애타야 했다. 홍 감독은 박주영도 얻고 수많은 후배들의 마음도 얻었다.

박주영은 이날 일본으로 출국했다. 모나코에서 10년 해외 장기 체류 자격을 얻은 박주영은 국내에 60일 이상 머물 경우 자격이 박탈된다. 이미 48일을 머물렀다. 일본으로 향하는 박주영의 런던올림픽에 대한 의욕이 더욱 불타올랐을 것이다.

이길우 선임기자 nih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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