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 경기 앞두고 독일행
가가와 보란듯이 1골1도움
맨유 영입 가능성 높아져
포지션 겹치는 박지성 위태
가가와 보란듯이 1골1도움
맨유 영입 가능성 높아져
포지션 겹치는 박지성 위태
얼마나 다급하고 절실했길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선덜랜드의 2011~201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시즌 최종 38라운드를 하루 앞둔 12일(현지시각). 정규리그 우승 향배가 걸린 중대한 원정경기를 준비해야 할 앨릭스 퍼거슨(70) 맨유 감독은 놀랍게도 수석코치 믹 페일런과 함께 독일 베를린에 가 있었다. 자신이 영입 대상으로 지목한 일본의 가가와 신지(23·보루시아 도르트문트) 경기를 직접 관전하기 위해서였다.
이날 베를린 올림픽경기장에서는 도르트문트와 바이에른 뮌헨의 2011~2012 독일컵대회(DFB 포칼) 결승전이 열렸다. 가가와 신지는, 직접 관전하러 온 퍼거슨 감독에 마치 눈도장을 확실히 찍기라도 하듯, 전반 3분 선제골과 1도움을 기록하는 등 맹활약으로 도르트문트의 5-2 승리를 이끌었다. 이미 정규리그 2연패에 성공한 도르트문트는 2관왕(더블)의 기쁨도 맛봤다.
이날 퍼거슨 앞에서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가가와 신지의 맨유 이적 가능성은 사실상 매우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상황은 퍼거슨 감독이 2005년 여름 페에스베(PSV) 에인트호번에서 맹위를 떨치던 박지성을 영입할 때와 매우 흡사하다. 당시 퍼거슨 감독은 20차례 이상 박지성의 경기를 눈여겨봤다. 결국 최종 결단을 위해 에인트호번의 AC밀란과의 2004~200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안방 2차전을 직접 현장에서 관전하면서 멋진 골을 터뜨린 박지성의 영입을 굳힌 것으로 알려져 있다.
퍼거슨이 가가와 신지를 영입하면 그와 포지션이 겹치는 박지성(31)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박지성은 이번 시즌에도 애슐리 영 등 측면 미드필더 경쟁자들에게 밀려 정규리그 10경기 선발 출장, 7경기 교체 출장에 그쳤다. 공격포인트도 2골 1도움으로 초라하다.
가가와 신지는 이미 이번 시즌을 끝으로 도르트문트를 떠나 더 큰 무대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 이적하기로 마음을 먹고 팀과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박지성은 내년 여름까지 맨유와 계약이 돼 있지만, 다음 시즌에 대비해 팀을 전면 개편하려는 퍼거슨 감독의 계획과 맞물려 앞날이 불투명하다. 이미 퍼거슨 감독은 가가와 신지 말고도 아르헨니티나대표팀 미드필더로, 현재 포르투갈 명문 벤피카에서 활약 중인 니콜라스 가이탄(24)의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의 영입은 거의 성사 단계이고, 공식 발표만 남겨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지성은 30살을 넘긴 노장인 반면, 둘은 20대 초·중반이어서 더욱 매력적인 카드로 꼽힌다. 특히 가가와 신지는 한창 물이 오를 대로 올라 있다. 도르트문트의 정규리그 2연패와 더블 달성에 그의 기여도가 또한 절대적이다. 정규리그 34경기 중 29경기를 선발 출장했고 13골 8도움을 기록했다. 득점은 22골을 기록한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폴란드)에 이어 팀내 2위다. 도움도 공동 2위. 퍼거슨의 마음을 흔들어놓을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도르트문트는 이번 독일컵 결승에서 프랑크 리베리와 아르연 로번 등 정상급 스타들이 즐비한 전통의 강호 바이에른 뮌헨을 완전 초토화시키켰다.
가가와 신지는 경기 뒤 “확실히 맨유는 위대한 클럽이지만, 나의 미래는 아직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가 맨유 유니폼을 입는 날, 박지성의 미래는 더욱 암담해질 수밖에 없다. 한·일 축구를 대표하는 두 축구스타의 명암이 2011~2012 시즌 말 유럽 클럽축구에서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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