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현지시각) 남아공 넬슨만델라베이 경기장에서 델타트레 직원 2명이 컴퓨터에 애니메이션으로 표시된 한국-우루과이의 16강전을 지켜보고 있다.
‘델타트레’ 카메라 32대
이동거리·순간속도 등
‘동작 인식’ 정보 쏟아내
이동거리·순간속도 등
‘동작 인식’ 정보 쏟아내
이영표(알 힐랄) 이동거리 10.1㎞,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순간 최고속도 28.5㎞, 한국 팀 주공격로는 왼쪽이 30%….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는 미세한 정보까지 제공되고 있다. 그동안의 경기 기록지가 출전시간과 슈팅수, 코너킥과 파울수 등만 다뤘던 것과는 폭과 깊이에서 완전히 달라졌다. 스포츠 통계기술 소프트웨어의 발전에 따른 변화다.
포장술의 대가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번 월드컵에서 이탈리아 토리노에 본사를 둔 스포츠 테크놀로지 기업인 ‘델타트레’(Deltatre)와 손잡았다. 델타트레는 각종 경기자료를 작성하고 텔레비전과 비디오 광고판을 위한 그래픽 등을 만들어 공급한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선수 추적 시스템. 선수들의 이동거리, 속도, 주활동 영역 등 세세한 부분까지 디지털화한다. 델타트레 쪽은 누리집에서 “군대의 미사일 추적 기술에 바탕한 우리 시스템은 경기장에 하루면 설치 가능하고, 두 명이 전 과정을 조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2010 월드컵이 열린 남아공의 각 경기장 기자석 근처엔 32대의 시시티브이(CCTV) 모양의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이 카메라들은 분할된 그라운드 각 구역을 향하고 있다. 운영요원들은 경기 전 선수들에게 고유번호를 지정하고, 선수들이 특정 구역에 들어가면 선수 위치의 좌표값을 얻도록 설정해 놓았다. 피파 관계자는 “동작을 인식하는 가로세로의 선에 의해서 선수들의 위치가 포착된다”고 설명했다. 애니메이션화된 선수들의 움직임은 컴퓨터 프로그램에 의해 운동장 규격에 맞게 바뀌어지고, 이동거리와 순간속도 등의 자료 작성이 가능해진다.
각 경기장의 자료는 일단 요하네스버그의 통계본부로 전송돼, 일차적으로 오류를 거른 뒤 곧바로 배포된다. 델타트레 쪽은 2006년부터 선수 추적 시스템을 상용화해 국제축구연맹뿐 아니라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유럽축구연맹(UEFA), 국제스키연맹(FIS), 포뮬러원(F1) 쪽에 제공하고 있다. 프로존(ProZone) 등 경쟁사의 프로그램은 클럽 축구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다.
김세윤 축구대표팀 비디오분석관은 “아날로그적인 축구가 점점 디지털 분석자료로 통계화하면서 팬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알려주고 있다”며 “지도자들은 자료를 해석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능력이 더 필요해졌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기자석 부근에는 32대의 시시티비(CCTV) 모양의 카메라들이 설치돼 경기장 각 구역을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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