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월드컵 8강전
비야 ‘337분 무실점’ 공략 나서
스페인-파라과이 승부 미리보기
스페인이 지긋지긋한 징크스를 털어낼까, 아니면 파라과이가 황홀했던 순간을 이어갈까.
‘무적함대’ 스페인이 일본과의 승부차기 혈투 끝에 사상 처음으로 8강에 오른 파라과이와 4일 새벽 3시30분(한국시각) 마지막 4강행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 세 차례 맞대결한 두 팀의 상대 전적에선 스페인이 1승2무로 앞서 있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선 조별리그에서 만나 0-0으로 비겼다.
스페인은 월드컵 무대만 서면 ‘4강 징크스’에 시달려 왔다. 대회 때마다 우승후보 1순위로 꼽혔지만 1950년 브라질월드컵에서 4위를 차지한 이후 단 한 번도 4강에 오르지 못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는 개최국 한국의 벽에 막혀 8강에 머물렀다. 반면 파라과이는 사기가 하늘을 찌른다. 8강 도전 4수 만에 역사를 새로 쓴 데다, 16강전에서 극적으로 이기면서 팀 분위기도 확 살아났다. 그래도 객관적인 전력을 놓고 보면 스페인의 승리가 점쳐진다. 다비드 비야(바르셀로나)-페르난도 토레스(리버풀) 투톱에 환상적인 미드필드진은 이번 대회 최고의 공격력을 자랑한다. 화끈한 골퍼레이드를 펼치지는 못했지만 골문 앞까지 가는 과정은 예술이었다.
파라과이의 무기는 끈끈한 수비다. 일본과의 16강전에서 드러나듯 수비지향적인 전술로 지지 않는 경기를 펼친다. 파라과이의 문지기 후스토 비야르(바야돌리드)는 조별리그를 포함해 4경기에서 단 1실점만 허용하는 철벽방어를 선보였다. 첫 경기인 이탈리아전에서 후반 18분 실점한 이후 슬로바키아, 뉴질랜드전에 이어 일본을 상대로도 120분을 버티며 337분째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무딘 창이 문제다. 넬손 발데스(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오스카르 카르도소(벤피카) 등 공격수들의 결정력 부족이 아쉽다. 축구토토 매치 참가자들은 2일 오후 2시 현재 84.1%가 스페인, 5.9%는 파라과이의 승리에 투표했다. 10.0%는 무승부를 점쳤다.
김연기 기자 yk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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