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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가·마라도나 ‘변화 그리고 야망’

등록 2010-07-01 21:02

둥가·마라도나 ‘변화 그리고 야망’
둥가·마라도나 ‘변화 그리고 야망’
브라질 ‘수비형 공격축구’ 변모
아르헨 ‘선수 포옹’ 끈끈함 과시
8강·4강 이기면 결승서 맞붙어
선수 시절 이어 두번째 ‘우승 꿈’
키가 크지 않다. 디에고 마라도나는 163~166㎝ 그 어디쯤. 176㎝ 안팎이라는 카를루스 둥가의 ‘둥가’는 몸집이 작았던 그를 보고 삼촌이 백설공주를 지킨 일곱 난쟁이 중 막내의 이름을 따 붙여준 애칭. 둘 다 초보 감독이다. “물러나라”는 비난도 숱하게 들었다. 모두 주장으로 나간 월드컵에서 한 차례씩 우승했고, 남아공월드컵에서 감독으로 8강에 올라 있다. 대진표상 결승에서 만날 수 있다. 마리우 자갈루(브라질), 프란츠 베켄바워(독일)에 이어 선수와 감독으로 월드컵에서 우승할 수 있는 세번째 후보들이란 점도 닮았다.

■ 둥가 월드컵 통산 6회 우승에 도전하는 그는 “아름다운 예술축구는 어디로 갔느냐?”는 경기장 밖 비판과도 맞서고 있다. 둥가는 개인기와 한두 선수의 타고난 득점력에 의존했던 삼바축구를 거부했다. 그것에 기댔다가 8강에 머문 2006 독일월드컵을 반면교사로 삼았다. 선수 시절 수비형 미드필더였던 그는 수비·조직력을 앞세운 수비형 공격축구, 이른바 이기는 ‘실리축구’를 지향한다. ‘선 수비-후 역습’에 가깝지만, 워낙 공격력이 좋다 보니 약체팀들처럼 수비에 쏠린 축구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을 뿐이다. 그는 조직력에 철저히 녹아들 수 있는 선수 중심으로 뽑으면서 ‘외계인’ 호나우지뉴(AC밀란)를 월드컵에 데려오지 않았다.

16강까지 5명이 8골을 나눠 가질 만큼 골을 넣는 선수가 다분화되고, 그의 조직축구도 갈수록 힘을 발휘하지만, 여전히 둥가의 파괴적 실험은 논란거리다. 네덜란드의 ‘축구영웅’ 요한 크라위프(크루이프)도 16강전 뒤 “브라질의 마법은 어디로 갔느냐. 이번 월드컵에서 돈을 내고 브라질 축구를 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나 브라질의 공격수 카카(레알 마드리드)는 “이기는 것이 아름다운 축구”라며 둥가를 지지했다.

■ 마라도나 코카인 중독, 공기총 난사, 121㎏ 과체중과 위 절제수술, 탈세…. 그의 소식은 늘 일탈에 집중됐고, 외신들은 마라도나의 턱수염도 애완견에 물려 수술한 흉터 자국을 덮기 위한 것이라며 그의 ‘유별스러움’에 초점을 맞춘다.

그런 그가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유난스러운 행동이라면, ‘포옹’이었다. 경기장으로 나가기 전 통로에서 대기하는 선수들 한명 한명을 안아주고, 경기에서 이긴 뒤 운동장으로 뛰쳐나가 선수들을 껴안느라 패배한 감독과 먼저 악수하는 의례적 절차도 잠시 잊는다. 교체돼 나오는 선수들도 깊이 포옹해주고, 골을 넣은 선수들은 마라도나의 품으로 이끌리듯 뛰어가 안긴다.

월드컵 남미예선 도중 마라도나 감독이 임명된 뒤 간신히 본선 티켓을 따며 자중지란에 빠지는 듯했던 팀 분위기도 바뀐 모습이다. 남미예선에서 전방 공격수로 배치했다가 오히려 활동폭의 제한을 받았던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에게 중원의 자유로운 지휘자를 맡긴 것도 주효하고 있다. 공격수 곤살로 이과인(레알 마드리드)은 공식 인터뷰에서 “열린 마음을 가진 하나의 가족 같다”고 말하고, 마라도나는 ‘왜 그렇게 포옹하느냐’는 외신들의 시선에 “난 동성애자는 아니다”라는 ‘마라도나 설법’으로 받아친다.

자국에선 반미주의자, 민중의 영웅으로 추앙받고 ‘마라도나교’의 ‘신’이기도 한 그는 “우승하면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를 발가벗고 뛰겠다”며 ‘우승쇼’를 기획하고 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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