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새벽 일본 축구대표팀이 월드컵 원정 사상 첫 16강 진출을 이루자 일본 전역은 흥분의 도가니였다.
오사카의 도톤보리로 이어지는 한 다리 위에서는 이날 경기 종료 20분쯤 지나 흥분한 축구팬 한 명이 강으로 뛰어들자 주변에 모여 있던 축구팬 50여명이 “만세” 등을 외치며 잇따라 강으로 뛰어들었다. 소동은 경찰의 제지에도 한 시간가량이나 이어졌다. 도쿄 시부야역 앞에는 경기가 끝난 직후부터 축구팬 1000여명이 쏟아져나와 거리를 메웠다. 스포츠신문 <스포츠호치>는 호외를 발행해 도쿄역, 시나가와역, 신주쿠역 등 도쿄 중심부에 뿌렸다.
1차전에 이어 3차전에서도 골을 넣은 혼다 게이스케(CSKA 모스크바 소속)는 일본 축구의 영웅으로 자리를 굳혔다. 일본 언론들은 “혼다 선수의 ‘무회전 프리킥’이 승부를 결정지었다”고 강조했다. <닛칸스포츠>는 “경기를 생중계한 영국 <비비시>(BBC) 해설자가 혼다 선수가 골을 넣은 순간 ‘마치 호날두를 보는 것 같다’며 극찬했다”고 자랑했다.
일본팀의 선전에 유명인사들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하라 다쓰노리 감독은 “감동했다”며 “한 사람 한 사람의 힘을 합치면 엄청난 힘으로 바뀐다”고 말했다.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부 지사는 “오사카 출신인 혼다 게이스케 선수 등에게 표창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축구팬들의 기대는 더욱 높아졌다. 오사카의 한 대학생은 <닛칸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4강이 아니라, 우승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부 누리꾼은 인터넷에 “한국과 결승에서 붙자”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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