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전 거리응원 1만명 이상 예상 장소
자국리그 강화로 호흡 척척
유럽은 리그 늦게끝나 고전
유럽은 리그 늦게끝나 고전
유럽과 남미는 역대 18차례 월드컵에서 똑같이 9차례씩 우승을 나눠 가졌다. 그런데 이번 대회에선 힘의 균형이 완전히 무너졌다. 남미는 현재까지 5개국 중 4개국이 16강에 올랐다. 그것도 모두 조 1위다. 아직 16강행이 확정되지 않은 H조 칠레도 2승으로 조 선두다. 남미팀은 10승3무로 아직 한 번도 지지 않는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유럽은 지난 대회 우승-준우승팀 이탈리아와 프랑스가 조 꼴찌로 추락하는 등 강팀들이 줄줄이 탈락했다. 유럽은 역대 월드컵에서 16강에 꼬박꼬박 9~10개 팀을 진출시켰지만 이번 대회에선 역대 최악인 6개국 정도에 머물 전망이다.
역대 월드컵에서 이렇게 무게중심이 한쪽으로 쏠린 적은 없었다. 전문가들은 조직력의 차이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스포츠평론가 기영노씨는 “남미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정도를 제외하면 과거보다 자국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많아져 유럽에 견줘 선수들간 호흡이 잘 맞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남미 예선 2위를 차지한 칠레는 유럽 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가 수비수 아르투로 비달(레버쿠젠)과 곤살로 하라(웨스트 브로미치)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파라과이도 미드필더 파울로 다실바(선덜랜드)와 공격수 로케 산타크루스(맨체스터 시티)만 유럽 빅리그에서 뛰고 있다.
최진한 FC서울 2군 감독은 “남미 프로리그는 일찍 끝난 반면 유럽 프로리그는 늦게 끝나 유럽 팀들이 손발을 맞출 시간이 없었다”며 “특히 세대교체에 실패한 이탈리아를 비롯해 수비 조직력의 차이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남미 리그는 가을에서 겨울로 접어드는 4월 말 전에 모두 끝난 반면 유럽 리그는 월드컵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5월 중순까지 이어졌다. 특히 유럽 챔피언스리그는 월드컵 개막 19일 전인 5월23일에야 막을 내리는 등 유난히 길어졌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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