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넬카 퇴출’ 이어 훈련 거부
사르코지 나서 사태수습 ‘특명’
사르코지 나서 사태수습 ‘특명’
조별리그 탈락 위기의 벼랑으로 내몰린 지난 대회 준우승팀 프랑스 축구대표팀의 자중지란이 점입가경이다.
감독에게 대든 니콜라 아넬카(첼시)의 퇴출이라는 프랑스 축구협회의 극약처방이 대표선수 모두가 훈련을 거부하는 초유의 사태로 번진 가운데,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체육부 장관에게 남아공에 남아 사태를 수습하라는 특명을 내렸다. 로즐린 바슐로 나르캥 체육장관은 20일 프랑스 국영 <테에프1> 텔레비전과의 회견에서 이렇게 전하면서 “대통령은 프랑스 국민들이 분개하고 있고, 대표팀이 품위와 책임 있는 행동을 하기를 원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 대표팀은 이날 전원 명의의 성명을 발표하고 예정됐던 훈련을 거부했다. 선수들은 성명에서 “축구협회가 대표팀을 보호하려는 노력을 한 번도 하지 않았고, 언론에 난 이야기만으로 축출 결정을 내렸다”며 “협회의 결정에 항의하기 위해 대표팀 전원은 오늘 훈련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훈련 거부 문제로 주장 파트리스 에브라와 말다툼을 벌인 체력담당 트레이너는 아이디카드와 스톱워치를 내던진 뒤 자리를 떠났고, 이 장면을 지켜보던 장루이 발랑탱 대표팀 단장도 “역겹고 넌더리가 난다”며 사퇴 뜻을 밝히고 연습장을 떠났다.
이 모든 장면은 방송에 그대로 노출됐다. 이를 지켜본 프랑스 국민들은 경악했고, 참다못한 사르코지 대통령까지 나서게 된 것이다. 도메네크 감독은 “아넬카가 사과만 했더라도 축출시키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변명하고 있다. 대표선수들은 라커룸에서 있었던 일을 언론에 흘린 내부 배신자와, 언론 보도만 믿고 축출 결정을 내린 축구협회에 화살을 돌리고 있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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