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1-2차전 기록
나이지리아전 관전포인트
궁지에 몰린 상대 짜증나게 하는 심리전 중요
더반은 나이지리아 ‘제2 홈’…텃새 극복해야
궁지에 몰린 상대 짜증나게 하는 심리전 중요
더반은 나이지리아 ‘제2 홈’…텃새 극복해야
밥해 먹을 솥을 깨고, 돌아갈 배를 가라앉히는 ‘파부침주’의 각오만으로 승리가 보장되지는 않는다. 치밀한 전략과 마지막 일격을 가할 비장의 무기가 있어야 한다. 23일 새벽 3시30분(한국시각) 더반 경기장에서 열리는 2010 남아공월드컵 B조 3차전 한국-나이지리아 경기는 ‘방패’와 ‘창’의 극한 대결이 예상된다.
■ 나이지리아가 더 급하다 허정무 한국 대표팀 감독은 21일(한국시각) 더반의 프린세스 마고고 훈련장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상대가 ‘모 아니면 도’ 식으로 강하게 나올 것이다. 다른 것보다 준비하는 게 최상”이라고 했다. 2패로 벼랑 끝에 몰린 나이지리아가 파상공세를 펼 때는 버티면서 허점을 엿봐야 한다. 허 감독은 “초반 경기 흐름을 굉장히 조심해야 한다. 그들이 거칠게 나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고비만 넘기면 한국이 흐름을 탈 수 있다. 허 감독은 앞서 “상대를 짜증나게 하는 집요하고 끈질긴 플레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격력을 갖춘 상대가 일시적으로는 폭발력을 낼 수 있지만, 시간이 흘러가면 초조한 쪽이 심리적으로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 허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모든 상황에서 냉정함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정성룡 대 에니에아마 한국 문지기 정성룡(25·성남)은 이번 월드컵에서 주전 장갑을 낀 새내기다. 유연성과 탄력, 킥력이 좋지만 대표팀간 경기 18회 출장으로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하다. 이에 맞서는 나이지리아의 문지기 빈센트 에니에아마(28·하포엘 텔아비브)는 2002년부터 주전을 꿰찬 간판선수다. B조 아르헨티나(0-1 패)와 그리스(1-2 패)에 잇달아 졌지만, 에니에아마는 두 경기 모두 최고 수훈선수한테 주는 ‘맨 오브 더 매치’상을 받았다. 그리스전에서 미드필더 사니 카이타(알라니야 블라디캅카스)의 퇴장으로 10명이 싸우면서도 한 골 차 패배로 끝낼 수 있었던 것은 에니에아마의 활약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 선방 부문에서도 1위(14개)에 올라 있다. 정성룡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하고, 공격수들은 기회에서의 집중력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철벽을 뚫을 수 있다.
■ 홈 텃세를 떨쳐라 나이지리아전이 열릴 더반 경기장의 좌석은 6만2760석으로,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경기장(8만4490석)과 케이프타운 그린포인트 경기장(6만4100석)에 이어 세번째로 크다. 한국 응원단은 500석 정도를 차지하고, 나머지 좌석은 대부분 나이지리아 팬이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나이지리아 이민자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고, 남아공 팬들도 아프리카 동류의식으로 일방적인 응원전을 펼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은 관중석에서 빚어질지 모를 충돌에 대비해 국제축구연맹(FIFA) 쪽에 안전조처 강화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허 감독은 “응원에는 일절 신경쓰지 말라”고 선수들에게 주지시켰다. 차가운 날씨의 요하네스버그와 달리 더반의 당일 밤 기온은 섭씨 18도로 쾌적할 것으로 예보됐다.
더반/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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