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독일, 남아공의 차이점은?
남아공월드컵 기간 중 자주 드는 생각은 최근 8년 동안 열린 3개 대회다. 한국과 독일은 무난하고 쾌적했다. 반면, 남아공은 안전문제로 택시를 타기도 두렵고, 밤에 밖에 나갈 수도 없어 숙소에만 있어야 한다. 친절한 현지인도 많지만, 축구를 통한 축제 한마당이라는 월드컵 이상과는 거리가 있다.
우리가 또 한 번 월드컵을 개최하면 어떨까? 이런 생각이 절로 드는 이유다. 마침 한승주 2022년 월드컵 유치위원회 위원장을 17일(한국시각)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만났다. 득표 활동을 위해 10일부터 현장을 누빈 한 위원장은 “여러 면에서 한국이 경쟁력이 있다. 상당히 자신감이 있다”고 밝혔다. 밤길을 걸어도 안전한 환경과 짧은 이동거리, 높은 시민의식과 남북 공동개최라는 명분 등에서 ‘딱’이라는 얘기다.
한 위원장은 한국 대표팀의 선전에도 고무됐다. 그는 “우리의 성적이 좋을수록 이미지는 올라간다”며 “북한이 잘 싸워준 것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16강에만 올라준다면 금상첨화다. 첫 승을 거둔 일본과, 잉글랜드와 무승부를 기록한 미국 등 경쟁국도 월드컵 성적에 바짝 신경을 쓰고 있다.
외무부 장관 시절 ‘신사’로 통했던 한 위원장은 월드컵 유치를 위해 가용자원을 총동원하고 있다. 평소 축구를 좋아하는 영화배우 정준호, 가수 김흥국씨 등도 홍보대사로 유치활동을 돕고 있다. 김흥국씨는 “16강에 올라가면 30년 기른 수염을 밀겠다”고 말해 분위기를 돋웠다.
2018·2022년 월드컵 개최지는 12월2일 취리히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위에서 24명 위원의 투표로 결정된다. 2018년 유럽 개최가 유력해, 2022년은 한국과 미국의 2파전 경쟁이 치열하다.
요하네스버그/kimc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