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니 “작년부터 사용한 독일에 유리”
독일 베켄바워 “영국 뻥축구 되돌아가”
독일 베켄바워 “영국 뻥축구 되돌아가”
자불라니를 둘러싸고 잉글랜드와 독일이 축구전쟁(?)을 벌이고 있다.
파비오 카펠라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은 17일치 인터넷판에서 “공인구 자불라니는 내 평생 보아온 공 가운데 최악”이라고 날을 세웠다. 카펠라 감독은 “무엇보다 골키퍼한테는 치명적이다. 도무지 공의 궤적을 측정할 수 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잉글랜드는 12일 개막전 미국과의 경기에서 골키퍼 로버트 그린이 공을 잡다가 옆으로 흘리는 ‘알까기’ 때문에 1-1 무승부를 기록한 바 있다.
카펠로 감독은 “필드 플레이어도 마찬가지다. 짧은 패스는 잘 되지만, 롱 패스를 하면 공의 궤도를 계산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공을 컨트롤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복도에서는 컨트롤할 수 있지만, 좀더 멀리 보내고자하면 어려워진다”고 덧붙였다.
공격수 웨인 루니도 가세했다. 그는 “독일의 분데스리가 클럽 6개는 지난 시즌부터 자불라니로 플레이를 해왔다”며 “작년에 이미 공에 익숙해진 독일한테 유리한 것은 자명하다”고 했다. 루니는 “우리는 이제 공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며 “공격수나 미드필더들이 공에 더 익숙해지면 골키퍼한테는 불리할지 모르지만 더 득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공인구를 만든 아디다스쪽은 “월드컵 직전부터 진작에 공인구를 사용하라고 권유했는데 사용하지 않았다”며 반박했다. 그러나 잉글랜드 쪽은 “대회 시작 15일전까지 자불라니를 만져보지 못했다”며 딴소리를 했다.
앞서 독일의 ‘황제’ 프란츠 베켄바워는 잉글랜드-미국의 무승부 경기 뒤, “카펠로는 잉글랜드 축구를 뻥 차고 뛰기만 하는 예전 축구로 되돌렸다. 잉글랜드가 보여준 플레이는 축구라고 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고 신문 기고에서 혹독하게 비판했다. 마치 이웃 일본 축구의 원로가 한국 축구를 비판한 것처럼 잉글랜드 쪽이 격앙한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카펠로 감독은 17일 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다른 팀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며 “우리는 결코 ‘뻥 축구’를 하지 않았다. 패스도 많았고, 골을 넣을 기회도 많이 만들었다”고 반박했다.
요하네스버그/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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