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오세아니아 vs 아프리카 1차전 성적 비교
6개국 중 가나만 1차전 승리…조직력 밀려
한·일·뉴질랜드 등 아시아·오세아니아 ‘선전’
한·일·뉴질랜드 등 아시아·오세아니아 ‘선전’
이른 감이 있긴 하지만 조별리그 1차전을 끝낸 아시아·오세아니아와 아프리카팀들의 희비가 갈리고 있다. 사상 처음 아프리카에서 열린 남아공 월드컵이지만, 아프리카팀들이 안방의 이점을 충분히 살려내지 못하고 있다. 반면 시차와 고도, 기후 등 여러 면에서 불리한 아시아·오세아니아팀들의 선전이 돋보이고 있다.
이번 월드컵에 출전한 아시아·오세아니아팀은 모두 5개국. 아프리카는 남아공이 개최국 자격으로 자동 출전해 모두 6개국이다. 1차전을 모두 끝낸 두 대륙의 성적표는 2승1무2패 대 1승2무3패로 아시아·오세아니아의 선전이 확연히 드러난다. 득·실점에서도 아시아·오세아니아가 5득점 7실점으로 2득점 4실점의 아프리카보다 골 결정력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이런 차이의 가장 큰 원인은 한국과 일본의 선전을 들 수 있다. 한국은 득점 내용과 경기 운영 면에서 그리스를 압도했고, 이번 대회 첫 승리팀이자 당시까지 가장 많은 골을 넣고 승리한 나라였다. 객관적 전력에서 카메룬에 한 수 아래인 일본은 전반전에 딱 한 차례 날린 슈팅이 결승골이 된 행운이 컸다. 하지만 일본은 후반 내내 육탄방어전을 펼치며 카메룬의 파상공세를 잘 막아내 일본 월드컵 원정사에 영원히 빛날 첫 승리를 기록했다.
또 뉴질랜드는 후반 추가시간에 나온 윈스턴 리드의 극적인 헤딩 동점골로 1982년 이후 딱 두 차례 출전한 월드컵 무대에서 처음으로 승점(1점)을 따냈다. 북한은 세계 최강 브라질을 맞아 탄탄한 수비진영을 앞세워 브라질이 쏜 26개(유효슈팅 10개)의 슈팅을 2실점으로 막는 선전을 펼쳤고, 경기 종료 직전 지윤남이 추격골을 터뜨리며 0패를 면하기도 했다. 전 대회 16강에 오른 호주만이 독일에 0-4로 무기력하게 졌다.
반면 아프리카는 가나만 세르비아를 1-0으로 이겼을 뿐 나머지 5팀이 2무3패의 저조한 성적을 냈다. 문제는 무엇보다 강력한 미드필드진 중심으로 경기를 운영하는 상대팀들을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코트디부아르와 카메룬은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득점 기회에서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했는데, 아프리카팀들이 특유의 개인기를 앞세우는 바람에 조직력에서 밀리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아프리카는 6개 팀이 4실점 하는 ‘짠물 축구’를 구사하고 있고, 아직 2·3차전이 기다리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2006년 독일월드컵에선 아시아·오세아니아에선 호주, 아프리카에선 가나 두 팀만이 16강에 올랐다.
권오상 기자 k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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