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대표팀 이정수가 12일 밤(한국시간) 포트엘리자베스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아공월드컵 B조 첫경기 그리스와의 경기에서 첫골을 넣은 환호하고 있다. 포트엘리자베스/김진수 기자 jsk@hani.co.kr
이정수·박지성 골로 그리스 완파 ‘자신감 급상승’
4년전 첫승하고도 탈락…아르헨전 방심은 금물
4년전 첫승하고도 탈락…아르헨전 방심은 금물
“이 분위기를 이어서 아르헨티나도 잡아버리자!”
정해성 수석코치가 이렇게 말하며 “한국, 한국, 한국”을 외치자, 선수들은 환호성 세 번으로 화답했다. 12일(이하 한국시각) 그리스전 완승 직후 한국 선수단 라커룸에서다. 우승후보 아르헨티나도 두려울 것 없다는 자신감이 거침이 없다. 발동 걸리면 무서운 한국 축구가 ‘신바람’을 탄 형국이다.
허정무 감독의 축구대표팀이 2010 남아공월드컵 초반 돌풍의 팀으로 떠올랐다. 그리스와의 B조 첫 경기에서 수비수 이정수(가시마), 해결사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의 골로 2-0 승리를 거두면서 사상 첫 원정 16강 진입 꿈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아르헨티나와 같이 승점 3점이지만 골득실차에서 앞선 B조 1위. 허 감독은 여세를 몰아 17일 저녁 8시30분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에서 열리는 아르헨티나전에서의 승리를 정조준하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위이며, 세계적 스타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를 비롯해 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 시티), 곤살로 이과인(레알 마드리드) 등 호화 공격진을 보유하고 있다. 역대 맞전적은 한국의 2패. 허 감독은 아르헨티나와 최소한 비기고 나이지리아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승부를 걸 전략이다. 그러나 “이거 한번 이겨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며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충천한 자신감과 치밀한 전략은 한국의 강점이다. 5월 대표팀 소집 이래 본선에 맞춰 몸 상태를 100%로 끌어올린 체력훈련, 해발 1700여m인 요하네스버그 경기에 대비한 고지대 적응 등은 하드웨어의 완비다. 여기에 “유쾌한 경기”를 강조하면서 “사고를 치겠다”는 도전적인 발상으로 선수들은 심리적으로 강하게 무장됐다.
한국 대표팀은 13일 베이스캠프인 루스텐버그로 복귀해 회복훈련을 하며 나흘 앞으로 다가온 결전 준비에 들어갔다. 허 감독은 “아르헨티나는 우승후보 중 하나다. 좋은 선수들로 구성됐기 때문에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며 “우리가 위축되지 말고, 상대가 아무리 강해도 우리가 할 것을 하면 결과와 상관없이 한 단계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트엘리자베스/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B조 하이라이트 영상] 한국, 그리스에 2:0 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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