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가운데)이 11일(한국시각) 남아프리카공화국 포트엘리자베스 겔반데일 연습장에서 그리스전에 대비한 연습을 마친 뒤 선수와 코치진을 모두 한자리에 모아놓고 이야기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범석·이청용·이동국·박지성·이영표 선수, 김현태 코치, 허 감독, 정해성·박태하 코치, 강민수·조용형·염기훈·김남일 선수. 포트엘리자베스(남아공)/사진공동취재단
그리스전 이기면 16강 확률 86%…허감독 “사고 치자”
918일. ‘마이웨이’ 한길만을 달려왔다. 첫승리의 순간. 고독한 감독은 신화를 꿈꾼다.
허정무(55) 감독의 축구대표팀이 12일 저녁 8시30분(한국시각) 남아공 포트엘리자베스의 넬슨 만델라 베이 경기장에서 열린 2010 남아공월드컵 B조 그리스전에서 2-0으로 승리해 사상 첫 원정 16강 도전길에 나섰다. 최근 3개 대회에서 조별리그 첫 경기 승자가 16강에 진출한 경우는 86.1%였다. 2007년 12월7일 부임 이래 앞만 보고 달려온 허 감독이 그리스전의 승리에 온 힘을 다한 이유다.
허 감독은 지난달 22일 국외 전지훈련 출발 이후 20일 동안 선수들의 몸 상태가 그리스전에서 100%에 오르도록 조절해왔다. 주장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는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의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상대에 기죽을 필요 없다는 뜻으로, 허 감독도 수도 없이 강조해온 말이다. 박주영(AS모나코)과 이청용(볼턴), 기성용(셀틱) 등 담대한 신세대 선수들은 큰물 경험을 갖고 있다.
허 감독은 “유쾌한 도전”을 강조하고 “사고를 치자”고 했다. 허 감독의 휴대전화 컬러링은 ‘마이웨이’다. 때론 비난을 받으면서도 자신의 팀철학을 고집스레 지켜왔다. 공은 둥글다. 하지만 좀더 많이 준비한 자가 유리하다. 현재 한국 대표팀의 넘치는 자신감과 집중력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
이제 강호 아르헨티나(17일 저녁 8시30분)와의 2차전, 나이지리아(23일 새벽 3시30분)와의 3차전이 기다리고 있다.
포트엘리자베스/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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