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예상 베스트 11
마무리 전술훈련 박차…‘박주영 짝’ 이동국 저울질
원톱 세우면 박지성 중앙 이동 ‘4-2-3-1’ 변형 시도
원톱 세우면 박지성 중앙 이동 ‘4-2-3-1’ 변형 시도
인도양과 대서양이 만나는 희망의 통로 포트 엘리자베스. ‘바람’과 ‘우정’의 도시인 이곳에 태극전사들이 왔다. 16강을 꿈꾸는 대표팀에 포트 엘리자베스는 약속의 땅이 될 것인가?
허정무 감독의 축구대표팀이 10일(한국시각) 2010 남아공월드컵 B조 첫 경기(12일 저녁 8시30분) 그리스전이 열리는 남아공 남단의 해안도시 포트 엘리자베스에 입성했다. 허 감독은 숙소인 팍스턴호텔에 짐을 푼 뒤, 그리스전 장소인 넬슨 만델라 베이 경기장 북서쪽에 있는 겔반데일에서 마무리 전술훈련에 박차를 가했다. 루스텐버그 베이스캠프에서 2시간의 비행으로 도착한 선수들은 밝은 분위기 속에서 몸을 풀었다.
그리스와의 경기는 사상 첫 월드컵 원정 16강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다. 허정무 감독은 “해야 할 것은 다 했다. 경기만 기다린다”고 했지만, 긴장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준비를 잘해도 공은 둥글고 실력은 팽팽해서 자칫 한 번의 실수로 망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속도경쟁에서 그리스 수비의 배후를 치고 들어갈 수 있는 박주영(AS모나코)이 부동의 선봉장이다. 허 감독은 4-4-2 전형에서 박주영의 짝으로 이동국(전북)과 염기훈(수원) 가운데 한 명을 고민하고 있다.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된 이동국은 후반 교체요원보다는 선발로 뛸 때 활약도가 높았다. 경기가 안 풀려 4-2-3-1 형태로 바꿀 때는 왼쪽 미드필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중앙으로 올리고, 염기훈을 왼쪽에 포진시킬 수도 있다. 이청용(볼턴)과 기성용(셀틱)은 공격 가담을 많이 해 직접 득점을 시도하고, 김정우(성남)는 수비의 앵커 구실을 해야 한다.
지지 않기 위해서는 수비의 집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왼쪽 옆구리 대상포진이 나은 조용형(제주)과 이정수(가시마) 등 중앙 수비수뿐 아니라 미드필더까지 모두 가담하는 협력수비와 압박은 필수다.
허정무 감독은 1m80~1m90대의 선수들이 즐비한 그리스와 대적해 90분 동안 균등한 강도의 압박을 가하기 위해 체력훈련에 공을 들였다. 오스트리아 전지훈련(해발 1000m)에 이어 루스텐버그 훈련(1300m) 등 고지에 적응한 신체가 포트 엘리자베스에서 힘을 발휘할지 궁금하다.
오토 레하겔 감독의 그리스는 수비에 바탕을 두다가 역습이나 코너킥·프리킥 등 세트플레이에서 득점을 노리는 팀이다. 포백을 쓰기도 하지만 상대가 강할 경우 스리백에 좌우 윙백 2명을 가담시키는 5-2-3 전형으로 나선다. 유럽예선 득점왕(10골)에 올랐던 테오파니스 게카스(프랑크푸르트)가 최전방에 서고, 1m93의 장신 공격수 요르고스 사마라스(셀틱)와 1m91의 앙겔로스 하리스테아스(뉘른베르크)가 공격 편대를 구성한다. 2004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우승 전력은 아니지만 국제축구연맹 랭킹 13위로 만만하게 볼 수 없다.
허정무 감독은 “그리스는 장신 선수가 많아 세트피스 상황에서 위협적이지만, 느린 수비수의 뒷공간을 이용해 득점을 노리겠다”고 했다.
포트 엘리자베스/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포트 엘리자베스/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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