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 10 결전의 땅 입성…그리스 대비 ‘맞춤훈련’ 시동
남아공월드컵 한국대표팀이 10일(한국시각) ‘결전의 땅’ 포트엘리자베스에 입성한다. 사상 첫 ‘원정 16강’을 노리는 한국으로선 B조에서 상대적 약체인 그리스에 반드시 ‘1승’을 챙겨야 하는 만큼, ‘그리스 사냥’에 앞서 이틀 동안 ‘현지 맞춤형’ 마무리 훈련을 할 계획이다.
포트엘리자베스는 인접한 인도양과 높이 차이가 없는 ‘해발 0m’에 위치해 있다. 이 때문에 지난 5일 해발 1200m인 남아공 루스텐버그에 베이스캠프를 차린 대표팀의 훈련지 선정에 대한 적절성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한국팀과 전력 차이가 분명한 아르헨티나와의 요하네스버그(해발 1753m) 경기보다 그리스전에 집중하는 게 필요하다는 지적이었다.
하지만 허정무 감독은 고지대 훈련으로 ‘1석2조’의 포석을 놓아 왔다. 허 감독은 9일 인터뷰에서 “실제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의 해발고도가 낮아지면서 선수들이 호흡과 볼의 속도를 훨씬 편하게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와 훈련에 참가했던 공격수 이동국(31·전북 현대) 역시 “고도차가 변수가 되겠지만, 고지대인 루스텐버그에서 훈련한 만큼 포트엘리자베스에서 경기가 편하게 느껴질 것”이라며 “저지대에 다시 익숙해지는 시간은 이틀 정도면 충분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와 달리 그리스는 해발고도 50m 안팎인 더반에서 훈련해왔다. 한국만큼은 반드시 잡아야 한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그리스는 경기 하루 전인 11일 포트엘리자베스로 이동한다.
첫 경기의 다른 변수는 날씨다. 이날 남아공 기상청은 12일 포트엘리자베스의 기온을 10~23℃로 내다봤다. 경기가 열리는 저녁 8시30분께에는 다소 쌀쌀한 기운을 느낄 만 하지만, 국내 봄날씨와 비슷해 한국 대표팀에 최상의 날씨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비가 내릴 확률은 0%로 예고돼, 양 팀 모두 수중전에 대한 걱정은 사라졌다.
그러나 인도양 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대한 부담이 크다. 포트엘리자베스는 1년 내내 인도양에서 불어오는 거센 바람 탓에 ‘바람의 도시’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강풍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바람이 ‘하이(장신) 축구’에 강점을 가진 그리스의 정교한 공중볼 처리를 어렵게 만들지, 상대적 높이에 약점을 지닌 한국팀을 곤혹스럽게 만들지도 변수로 꼽히고 있다.
루스텐버그/김창금 기자, 홍석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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